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사진=문준영 기자)
"자랑스러운 내 친구 민호를 보내려고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 교실과 실습장, 기숙사, 운동장에서 서로 의지하며 떠들고 장난치고 함께 즐거워했던 날들이 너무 그립기만 하다"현장실습을 받다 이슬로 사라진 고(故) 이민호 군이 사고 발생 28일 만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6일 오전 9시 민호의 모교인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유족들과 학생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 이민호 군에 대한 영결식이 진행됐다.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진행된 영결식에는 학생들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청 교육감, 제주도의회 도의원 등이 참여해 민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민호의 아버지와 아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문준영 기자)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강원효 교장은 "고 이민호군의 사고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학교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죄스러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민호의 약력을 소개했다.
'1999년 11월 출생···(중략) 2015년 3월 2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입학. 재학 중 결석 한 번 없이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임했으며,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고,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게차 운전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함. 11월 9일 현장실습 중 노동재해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투병하던 중 11월 19일 장기 손상으로 향년 만 17세의 꽃다운 나이에 운명하였음.'강 교장이 민호의 약력을 읊을 때마다 곳곳에선 탄식이 이어졌다. 민호의 어머니와 아버지, 민호의 친구들은 통곡의 눈물을 쏟아냈다.
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사진=문준영 기자)
장례위원장인 이석문 교육감도 조사를 통해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어른들의 왜곡된 욕망과 이기심이 당신의 꽃다운 삶을 지우게 했습니다. 어른들이 당신에게 한줌의 동정어린 손길을 주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어른들의 손길이 절실했을까.""이민호님 들리십니까. 당신의 꿈을 키웠던 학교와 그토록 보고싶었던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이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는 길을 슬퍼하는 우리들의 흐느낌이 들리십니까."동급생 친구들도 민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학생대표로 고별사를 한 민호의 친구 강진호 군은 "자랑스러운 내 친구 민호를 보내려고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 교실과 실습장 , 기숙사, 운동장에서 서로 의지하며 떠들고 장난치고 함께 즐거워했던 날들이 너무 그립기만 하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민호를 떠나보내는 유족들 (사진=문준영 기자)
강 군은 또 "민호 네가 주축이 돼 친구들이랑 게임을 하면서 판타지 세상에서 행복해하던 날들이 바로 어제 같은데, 민호 너는 저 자리에 있고 나는 이 자리에 서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프기만 하다. 늘 잘 웃던 내 친구 민호야. 정말 보고싶다"며 친구를 떠나보냈다.
민호의 어머니는 헌화를 하며 "민호야.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한 맺힌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부둥켜 앉고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유족들이 민호가 살던 기숙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문준영 기자)
6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장례식 현장. 민호 유족들이 민호의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준영 기자)
유족들과 참석자들은 영결식이 끝난 뒤 민호가 지내던 기숙사와 학교 교실 등을 차례로 돌며 마지막 민호의 모습을 기억했다.
유족들은 장례를 마친 뒤 곧바로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민호의 유족들이 영결식을 마친 뒤 양지공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