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일 미국의 대북 제재 차원에서 거론되는 '해상봉쇄'와 관련, "그런 것이 요구되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부인해 주무장관과 또다시 엇박자를 보였다.
송 장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어느 단위에서든 국방부에 해상봉쇄 제안을 하거나 협의한 게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질문에 "참여정부 때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가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가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에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거론한 해상봉쇄 조치를 우리 정부 차원에서 검토했고,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을 냈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송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범정부 차원의 결론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고 재확인하며 "요청이 오면 결정할 것인데 그 요청을 거부할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제안을 받으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참여하는 방향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해상봉쇄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제안해왔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 건 없다"고 말해 다소 혼란스러운 답변을 했다.
송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해상봉쇄를 논의한 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제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해상봉쇄라는 부분이 언급된 바가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논의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상봉쇄 방안을 표명할 계획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해상봉쇄를 하려면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도 필요하고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자금 모금 및 세탁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송 장관은 "지금 사이버사령부는 지난 정권의 개입 때문에 곤욕을 치른 단계라 아직 깊숙이는 관여를 못 하고 있다"고 말해 미숙한 대처를 인정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송 장관은 자체 핵무장을 촉구하는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의 질의에 "지향점이 저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선제타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느냐'는 경 의원의 질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저희가 볼 때는 핵이란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원론적인 입장에서 미국 장성들과 회담을 많이 할 때 그런 것(핵무장)들을 얘기할 수 있고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고 그런 생각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