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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둘러싼 모든 반평화적 행위 즉각 중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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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이홍정 NCC 신임 총무]돈과 권력, 명예 쫓는 맘몬숭배 벗어나야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11월 22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권혁률 선임기자
■ 대담 : 이홍정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치유와 화해, 갱신위해 노력할 것

◇권혁률> 총무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이홍정> 감사합니다.

◇권혁률> 엄중한 시기에 NCC 총무라는 큰 짐을 지셨습니다. 소감부터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홍정> 네, 하나님과 역사와 교회 앞에서 제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참 많습니다. 여전히 돌감람나무 같고 무지렁이 같은 존재임을 느낍니다. 제 생애 마지막 공적 사역의 부름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사랑으로 저에게 찾아왔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크게 두 가지 과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민족 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과제고, 이것과 깊이 상관성이 있는 또 다른 과제로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과 변혁의 과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 내면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두려움의 소용돌이 같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나 우리 교회나 세계의 예측 가능한 가까운 미래로부터 들려오는 위기의 경고음들이 있는데, 혹시 우리가 돈과 권력과 명예라고 하는 탐욕의 족적을 여전히 따라가다가 이 두 개의 십자가를 잃어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옳지 못한 자로 징계를 받지 않을까 라고 하는 그런 두려움입니다.

 



◇권혁률> 지금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만, NCC가 그동안 평화통일 운동에 아주 열정을 가지고 사역을 해오셨는데요. 지금 한반도 긴장이 아주 고조되고 있는 위험스러운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헤쳐나가야 할까요?

분단은 우리 사회의 원죄, 반평화적 조치 철회해야

◆이홍정> 네, NCC가 1988년 ‘88선언’에서도 적시했다시피 분단은 우리 사회의 원죄입니다. 지금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분단이야말로 근본적인 적폐라고 생각을 하고, 분단은 그야말로 반 평화입니다. ‘작금의 평화는 총구에서 나온다’라고 하는 이런 군사·경제적 신념들이 결국은 충돌하면서 벼랑 끝 상황 속으로 우리 한반도를 몰아가고 있는데,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깊은 각성을 갖고,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의 복음을 다시 한 번 이 시대에 증언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평화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반 평화적인 행위들은 즉각적으로 중단되어야 되고, 모든 반 평화적인 조치들은 철회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우리가 전쟁과 전쟁의 연습이 가져오는 이 경제학적인 이해관계가 굉장히 큽니다. 사실은 ‘이 군산복합체나 이런 것들이 뒤에서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조정하고 있다’라고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어떤 음모들을 적시하고 평화 의지들을 분명하게 표출해야 될 때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그동안 해왔던 평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을 하면서, 이 시대야말로 우리가 긴급하게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집중해야 될 때라고 생각을 하고, 특별히 남과 북이 이 분단의 문화를 극복하고 이 평화의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뼈아픈 각고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교회와 함께 대림절 촛불기도회 준비

◇권혁률> 정말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대림절 촛불기도회를 세계교회와 함께 준비하고 계시다고요?

 



◆이홍정> 네, 지난 한 2개월 사이를 두고 WCC의 주요 지도자들과 3차례 정도의 만남을 가지면서 나누었던 생각인데요. 크게 이벤트성의 어떤 행사는 아닙니다만, 이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근거로 해서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다시 한 번 평화의식을 각성하고, 이 시대를 향해서 평화의 복음을 증언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것을 우리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모시는 이 대림절 기간 동안에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NCC도 12월 첫째 주간에 광화문 광장에서 일련의 촛불 평화 기도회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우리 한국교회에 계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 대림절 기간 동안에 마음의 촛불을 밝히면서 평화를 염원해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권혁률> 지금 우리 사회가 개혁이 아주 큰 과제로, 여러 방면에서의 개혁이 논의되고 추진되고 있는데요. 사회개혁도 사회개혁이지만 교회개혁이 더 시급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많습니다.

값싼 은총과 맘몬 숭배 탈피해야

◆이홍정> 네, 이건 스스로를 돌아보는 문제고, 제 자신이 그 일부이기 때문에 자기반성적인 차원에서 이런 그 첨예의 고백들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값싼 은총에 탐닉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돈과 권력과 명예를 좇는 맘몬을 섬기고 있지 않는가’라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회 공동체라고 하는 이 공적 시공이 특정집단들에 의해서 사유화 되고 있는 그런 풍토 속에도 이런 모습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심지어는 이 교권 정치의 강화가 금권 선거로 이어지고, 돈으로 신앙의 양심을 사고 파는 그런 행위까지를 저희들이 스스럼없이 진행하고 있고, 이런 교권정치문화가 우리 기독교의 저변에 만연돼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다시 한 번 이 생명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과 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말씀과 우리를 십자가 아래로 또 성문 밖으로 인도하기를 원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자기 비움의 존재로 거듭나서 하나님 나라의 증인으로 새롭게 설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혁률> 지금 여러 가지 교회 개혁 과제 말씀해 주셨는데, 가장 시급한 것은 어떤 과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홍정> 교회의 정치문화가 쇄신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사회를 향해서 스스로들을 재연해내는 대표적인 방식이 교회의 정치문화인데, 이 교회의 정치문화 속에서 복음의 정신이 생략돼 있다고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권혁률> 네, 4년 임기 시작하셨는데요. 임기 중 역점을 두고자 하는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역교회와 연대 강화할 것

◆이홍정> 이미 말씀드린 대로 두 개의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겠습니다. 민족 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 통일을 위한 십자가, 또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과 변혁을 위한 십자가를 지겠습니다. 그 일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소위 우리가 지역에큐메니즘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지역교회와의 친교와 연대를 더 강화시켜내고, 지역에서부터 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화려한 꽃이 필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는 교육 훈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흔히들 우리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겨울을 맞이했다고 얘기하는데, 지속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얘기 일 수도 있는데, 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교육을 통해서 담보되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 때문에 전반적인 교육의 토대를 바르게 놓을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을 하겠습니다.

특별히 저희들이 앞에 계기적 사건들을 역사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시점들이 많이 놓여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년 2018년은 ‘88 선언’ 30주년이고, 잘 아시는 대로 2019년은 3.1절 1백주년을 기념하는 때고요. 그 다음에 2024년은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창립된 지 1백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그 사이에 한국전쟁 70주년이라든가 등등 많은 역사의 여정들이 저희들에게 성찰과 새로운 실천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잘 짜여진 에큐메니칼 과정으로 만들어서 종합적으로 열매를 맺는 그런 기획을 시도할 생각이고요.

특별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이 동북아시아의 공동 안보를 위한 평화시민들의 연대가 절실하게 요청됩니다. 보시는 대로 각 나라의 정권들은 이미 한계를 노출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우리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동북아시아의 공동 안보를 위한 체제 구축을 위해서 한 번 연대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마련해보겠습니다.

연합기관 난립은 신학부재때문

 



◇권혁률> 지금 말씀하시면서 NCC 1백주년도 이제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요즘 보면 한국교회 연합 운동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NCC 외에도 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이름도 헷갈리는 여러 연합단체들이 최근에 구성되기도 하고 추진이 되기도 하고 이러는데, 이런 현실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홍정> 제가 생각하기에 근본적인 문제는 신학과 신앙고백의 부재에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치와 친교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은총입니다. 그리고 이 은총은 그냥 주어지는 은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을 대가로 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그렇기 때문에 값비싼 일치고, 값비싼 친교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치유되고, 화해된 이 생명공동체로서 우리 안에 있는 이 값비싼 일치와 친교에 대한 신앙고백의 자리로 먼저 나아가야 되고, 여기서부터 조건 없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고 하는 사실을 경축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연합운동을 막는 근본 원인 중에 분단 상황이 저는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안에 내재돼 있는 냉전 의식, 이것이 복음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편견을 우리 안에 갖게 하고, 그것을 절대화한 나머지 이데올로기적인 투쟁이 복음의 진보를 가로막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복음의 온전성, 복음의 총체성, 이런 것들에 저희들이 천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장벽, 특별히 이데올로기적인 장벽을 넘어서려고 하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작금에 흔히 우리가 보수교회들의 연합 운동이라고 하는 우리 한교연, 혹은 한교총, 새롭게 구성된 한기연 등등의 난립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데, 저는 일단 진정한 일치를 향해가는 과정 속에서 되어지는 일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혹시 이 교권정치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권력적 이해관계가 이 연합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도전을 한 번 좀 드리고 싶습니다.

◇권혁률> 몇몇 지도자분들의 필요, 명예 이런 것 때문에 연합 기관이 너무 난립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우려가 많은데, 그러면 이제 안 된다는 지적이신 거죠?

◆이홍정> 네, 하여튼 연합운동을 교권정치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는 모든 시도들은 중단되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권혁률>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의 교인들에게 당부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이홍정> 제 자신에게도 던지는 경고의 말씀이긴 합니다만, 저희들이 지금 너무 값싼 은총에 탐닉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남한사회에 자본주의가 고도성장을 하는 과정에 우리 한국교회도 같이 고도성장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경제도 저성장시대를 맞이했고, 우리 한국교회도 이미 저성장시대에 돌입해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 때 우리가 다시 한 번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고, 혹시 우리의 이 값싼 은총의 탐닉이 돈과 권력과 명예를 좇는 맘몬의 길로 들어서 있지 않은가 라고 하는 자기반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자신들을 비워낼 수 있다고 한다면 그래서 소금처럼, 빛처럼, 바람처럼, 또 꽃의 향기처럼 우리 자신의 존재가 복음의 증언 그 자체인 그런 존재로서의 삶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면 참으로 기쁜 일이겠다 라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혁률>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홍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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