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천주교가 전파된 나라다. 때문에 박해의 역사도 무려 250년이나 된다. 한국의 개신교인과 천주교인들이 일본 나가사키의 기독교 성지들을 돌아보는 그리스도인 일치 순례를 진행했다.
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은 부처와 닮은 성모상 등을 만들어야 했다.
일본 나가사키의 이키츠키 박물관. 이곳에는 관세음보살상과 닮은 성모자상과 부처상을 본딴 예수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숨은 그리스도인이란 뜻을 가진 가쿠레 기리시탄들이 만든 조각품들로,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으로부터의 박해를 피해 불상의 모습을 본따 예수와 성모상을 만들었다.
이 일본의 기독교 유적지를 돌아보는 이들은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의 평신도 일치 아카데미 수료자들이다.
이들은 그동안 그리스도교의 기원과 분열, 일치운동의 역사 등 신구교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공부했다.
그리고 공부를 마친 뒤 한국그리스도신앙과직제협의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마련한 일본의 천주교 성지와 개신교회 등을 돌아보는 순례 행사에 참여해 일본의 그리스도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나가사키를 순례 장소로 정한 이유는 특별히 비밀리에 신앙을 지켜온 가쿠레 기리시탄들이 많기 때문이다.
순례단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엔도 슈사큐가 침묵을 집필한 소토메 지역을 돌아보며 박해 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순수성을 기렸다. 이들은 특히,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표병식(대흥동성당, 천주교인) 씨는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신앙의 뿌리지만, 그동안 서로 오해가 있었고, 편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미숙 집사(동광교회, 개신교인)는 "우리가 한분이신 하나님을 생각한다고 하면 결국은 이뤄내야 될 것이 교회 일치고, 하나의 하나님, 하나의 자녀로 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