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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 시작…'난민 복서' 이흑산, 日선수에 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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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난민 복서 이흑산(가운데)이 25일 열린 복싱M 웰터급 경기에서 바바 가즈히로에 3라운드 KO승을 거둔 뒤 링 위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흰색 셔츠를 착용한 남성은 그를 지도하고 있는 이경훈(춘천아트체육관) 관장. 사진=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코리안 드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34·본명 압둘레이 아싼)이 국제무대 데뷔전을 KO승으로 장식했다.

이흑산은 25일 서울 강북구 신일고 체육관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 코리아(이하 복싱M) 웰터급 경기에서 바바 가즈히로(25, 일본)를 3라운드 2분 54초 만에 왼손 어퍼컷으로 눕혔다.

이흑산은 뛰어난 신체조건(신장 180cm, 양팔 길이 187cm)을 앞세워 바바의 접근을 막은 뒤 몸통과 안면에 묵직한 펀치를 여러 번 꽂았다.

바바의 날카로운 펀치를 몇 차례 허용하기도 했지만, 3라운드 종반 왼손 어퍼컷을 상대 턱에 적중시켰다. 앞으로 쓰러진 바바는 심판이 10을 셀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이흑산은 프로전적 5승(3KO) 1무를 기록했다.

이흑산은 경기 후 "응원해주신 분들을 위해 KO로 이기겠다는 약속을 지켜 기쁘다"며 "나는 카메룬-코리언"이라고 말했다.

이흑산은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 선수로 활약했지만 가혹행위에 시달렸고 생계를 보장받지 못했다. 결국 2015년 10월 경북 문경에서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가 한국으로 망명 신청을 했다.

탈영병 신분이던 그는 지난해 10월 1차 난민인정 신청에서 탈락하며 고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했지만 복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해 12월부터 이경훈(춘천아트체육관) 관장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지난 5월 복싱M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다.

드디어 지난 7월 2차 난민인정 신청에서 난민 지위를 얻었는데, 챔피언 벨트가 심사 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흑산은 프로복서로서 더 높은 곳을 꿈꾼다. 황현철 복싱M 대표는 "한국 웰터급 최강전 우승자 정마루(30)가 12월 24일 윤문현(일본 랭킹 1위)과 WBA 아시아 타이틀전을 갖는다"며 "정마루가 승리할 경우, 이흑산과 1차 방어전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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