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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은폐' 해수부…조직적 '장관 따돌림'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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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골 은폐 파문의 배경엔 박근혜정부 당시 임명된 해양수산부내 담당 관료들의 조직적인 '새 장관 따돌림' 정황이 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영춘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해 발굴 사실은 20일 월요일 오후 5시경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이철조 단장에게 처음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해수부 자체 감사 결과, 세월호 수습 현장에서 상하이살비지 소속 작업자가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골을 처음 발견한 시점은 17일 오전 11시 20분.

당시 현장을 순찰하던 국방부 유해발굴단 직원이 사람 뼈임을 확인한 뒤, 현장수습반 팀장인 해수부 사무관에게 곧바로 유선 통보했다. 이에 해당 사무관은 10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쯤 유골 실물을 처음 확인했다.

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현장수습본부 김현태 부단장은 두 시간여 지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현장수습반장인 해수부 과장으로부터 발굴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 부단장은 이철조 단장과 사전 협의를 거쳐 유해 발굴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추모식과 장례식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발인과 삼우제가 끝난 뒤 발굴 사실을 전파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18일 미수습자 영결식 때도 이같은 사실을 김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사흘이 지난 20일에야 김 장관에게 "뼛조각이 조그만 게 발견됐는데 은화나 다윤이의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유골 일부를 수습한 안산 단원고 학생 고(故) 조은화·허다윤 양의 유골일 것으로 지레 짐작했다는 얘기다.

김 장관은 "왜 그동안 보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한 뒤, 설령 유골이 은화나 다윤이 것이라 해도 매뉴얼에 따른 통보 절차를 개시해 곧바로 연락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첫 보고 당시에도 "삼우제 이후에 가족들에게 알리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김 장관에게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장관은 "그런 상황은 전혀 보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다음날인 21일 강준석 차관에게, 같은날 오후 2~3시경에야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에게도 유해 발굴 사실을 보고했다. 조은화·허다윤 양의 유가족에게도 통보된 건 이날 삼우제가 끝난 뒤였다.

김영춘 장관은 "이 단장 얘기로는 김 부단장이 '선체 수색 과정에서 이미 수습된 몇 분 중 한 분의 골편일 것'으로 예단했다고 한다"며 "장례식과 삼우제까지 치른 뒤 통보해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김 부단장은 조사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 장례 일정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고, 만약 장례가 연기되면 2주가량 확인 시간이 필요한데 고통의 시간을 더 보내게 하는 것이 현장 책임자로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진술했다.

김 장관은 "당연히 지시를 했기 때문에 그대로 이행되고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며 "선체조사위엔 보고가 됐지만 미수습자 가족이나 유가족들에게 보고가 안됐다는 사실은 22일에야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영결식이 있던 18일에 해수부 관료들이 보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도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왜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거듭 의문을 표시했다.

 

이철조 단장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통보를 했을 때 충격이 가중되는 역효과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당시 보고를 받았다"며 "현장 판단을 존중하고 수긍했다”고 해명했다.

18일 영결식 때 김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장례식 이후에 진행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20일에 김 장관의 지시를 받고도 22일에야 절차를 진행한 까닭에 대해선 "그 이후로 또 보고를 해야 하는데 업무를 하다보니 보고 시간을 놓친 것 같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연거푸 내놨다.

해수부는 참사 초기 구조 단계부터 3년여간의 수중수색과 올들어 인양 작업까지 '부실'과 '졸속'이란 꼬릿표는 물론, '은폐'와 '고의 지연' 등 각종 의혹을 끝없이 달고 다녔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빚어진 이번 '장관 따돌림' 정황이 관료그룹의 '조직적 은폐' 시도와 연관돼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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