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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만 사용하는 어려운 용어들..비기독교인도 알 수 있도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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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선교의 문 막아..비기독교인과 소통할 수 있는 말 사용해야

■ 방송 : CBS주말뉴스 (CBS TV, 10월 13일(금) 밤 9시 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이승규 기자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어려운 용어들이 있다. 선교의 접촉점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조혜진 앵커 > 지난 월요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날을 즈음해 한 번 생각해볼 주제를 마련했는데요.

교단 정기총회에서 쓰이는 촬요·증경·흠석사찰 이런 낯선 용어들, 좀 더 쉽게 바꿀 수는 없을지 고민해보겠습니다. 이승규 기자, 우선 교단 정기총회를 가면 들어볼 수 있는 단어들이 뭐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 이승규 기자 > 혹시 촬요·축조·헌의·증경·흠석사찰이라는 단어의 뜻이 뭔지 아시나요? 아마 총회에 참석을 꾸준히 한 목사님들 외에는 잘 알아듣지 못 하실 겁니다.

우선 설명을 드리면요. '촬요'는 가장 중요한 점만 취한다는 뜻이고요. '헌의'는 윗사람에게 아뢴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업니다.

또 총회장을 지낸 목회자를 부르는 증경 총회장의 '증경'은 전임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현대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중국 고어입니다.

그리고, 총회 현장의 질서 요원을 지칭하는 '흠석사찰' 또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용업니다.

◆ 조혜진 앵커 > 참 익숙치 않은 어려운 단어들인데요, 이런 단어들을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교에도 오히려 방해가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이승규 기자 > 네, 굳이 이런 단어들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요, 사실 목회자들도 별 다른 생각 없이 옛날부터 사용해왔으니까, 그냥 넘어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 목회자의 권위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의사들이 진단서 작성할 때 전문 의학용어를 사용하는 것과 판사들이 쉽게 이해되지 않은 문장으로 판결문을 작성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지적해주신대로 이런 단어들은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단언데,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모르는 게 당연하죠.

그렇다고 어려운 단어를 수정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는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들을 현대어로 바꾸는 작업을 한 바 있습니다. '촬요'는 '요약'으로, '증경'은 '전임'으로, '헌의'는 '상정'으로 바꿔 부르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예장고신총회를 제외한 대다수 교단은 여전히 비기독교인들은 물론, 일반 교인들도 잘 모르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와의 접촉점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이런 단어들을 하루 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인터뷰] 이의용 장로 / 국민대학교 교수. 교회문화연구소장
"교회 용어는 비신자들 중에서 정상적인 국어 교육을 받은 사람하고 대화할 때
굉장히 소통이 잘 되어야 바로 선교의 문의 열린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 조혜진 앵커 >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게 총회만의 문제는 아니죠? 교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 이승규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적해주신대로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 역시 국어 문법과 다르고, 비기독교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있습니다.

우선 신앙적으로 바르지 못한 언어들을 말씀 드리면요. 우리가 흔히 하나님 축복 내려주세요라고 기도하잖아요. 이게 신앙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깁니다. 축복은 복을 빈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하나님 복을 빌어주세요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

또 있습니다.교회에 가면 가장 먼저 듣는 말 중에 형제님, 자매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남성에게는 형제님, 여성에게는 자매님이라고 부르죠. 이것도 잘못된 표현입니다.

형제와 자매 모두 형과 아우를 함께 가리키는 '집합명사'입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을 두고 형제 또는 자매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죠.

또 예배를 본다는 드리다로, 대예배는 주일예배로, 성가대는 찬양대로 바꿔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조혜진 앵커 > 그렇군요. 아무쪼록 한국교회가 잘못된 언어 습관을 고쳐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승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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