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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는 한반도 정세…전문가들 "회심의 카드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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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치 속 단기적 상황 변화 어려워…"최대한 의미있는 대화로 이어지도록 준비"

(사진=자료사진)

 

최근 북미, 북중 간 접촉면이 늘어나며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부는 듯 했지만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중국의 대북특사 파견이 '빈손'으로 끝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다시 얼어붙는 모양새다.

북한과의 대화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우리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북 외교에 필요한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북한과 한미의 '강대강' 대치로 다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9년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예견된 수순이었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대화의 틀로 이끌어내기 위한 역할을 중국에 기대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끝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대화의 물꼬를 터 그 틈새에서부터 역할을 확대해 나갈 기회를 엿보던 우리 정부로서는 다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중국 역시 현재로서는 압박 외 달리 이렇다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대북 접촉면을 넓혀나가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는 북한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우리 나름의 창의적인 대북 외교용 카드를 조용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우 복잡한 시점"이라고 진단하면서 "대화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미국과 중국의 생각이 복잡해지고 있는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 어정쩡한 선에서 끝나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이번에야말로 의미있는 대화로 이어지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 국면에서는 상황 변화를 당장 이끌어낼 수 있는 단기적 조치는 쉽지 않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균형있는 외교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중요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러시아로 외교를 다변화하는 것이 한반도, 북한 문제에 대한 외교를 다변화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조성해 볼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추가 도발, 북한의 평 창 동계올림픽 참석이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면 당연히 상황은 악화될 것이고 북한이 자제하고 평창 올림픽에 참석한다면 이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유화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특사가 북한에 파견됐다는 것 자체를 두고 북중 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갑윤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은 "중국이 애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특사 파견이었다. 한중 관계가 정상화 되고 있는 것도 좋은 신호"라면서 ""중국이 움직이고 북한이 일정부분 호응했다는 점을 미뤄보면 큰 그림에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를 이용하되 우리가 중국에 요청만 하지 말고 중국을 이용한 전략적 공간을 넓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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