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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행사 동원에 임산부 당직까지…국회서 '병원 내 갑질'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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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등 "악순환 끊어내겠다" 약속

21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병원내 갑질 문화 현장증언 및 긴급 대책회의' 에 참석한 갑질 피해 간호사가 증언을 위해 장막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장기자랑 동원'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성심병원과 파업 43일차를 맞고 있는 을지대병원 소속 간호사들의 각종 부조리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병원 내 갑질 문화 현장 증언 및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각 병원에서의 각종 부당 대우에 대한 증언자로 나섰다.

성심병원 소속의 한 간호사는 최근 논란이 된 문제의 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재단 행사와 교육에 간호사들이 시시때때로 동원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11년차 간호사 A 씨는 "장기자랑, 체육대회, 바자회, 환자를 위한 음악회, 워크숍 등 병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를 업무와 병행해 준비해야 했다"며 "병원 측에 의한 교육 역시 대부분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이뤄져 개인 휴일을 써야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수당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A 씨는 "'화상회의'를 앞두고는 몇 달 전부터 쉬는 날까지 나와 근무를 하지만 그렇게 준비한 발표에서 이사장에게 칭찬을 받지 못하면 간호부장에게 '병원 망신'이라고 호통을 듣기 일쑤였다"며 "끝나고 남는 것은 거짓으로 성과를 꾸몄다는 불편함, 억울함과 분노뿐"이라고 말했다.

이날로 43일차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을지대병원 소속 간호사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을지대병원의 16년차 간호사 B 씨는 결혼 4년차던 2010년 당시 타부서로 발령을 받으며 수간호사로부터 "완벽히 업무에 적응할 때까지 1년 간 아이를 갖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으나 그해 임신을 하자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울먹였다.

또 임신 기간에도 예외 없이 응급콜이 울리면 새벽에도 병원에 달려가는 한편 출산 50일을 앞두고서도 이 같은 당직근무를 감당해내야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육아휴직조차 맘대로 쓸 수 없어 90일 동안의 분만휴가를 마치고는 바로 병원에 복귀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이 쏟아지는 동안 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더민주 우원식 원내대표는 "간호사를 장기자랑에 강제 동원해 선정적 춤을 추게 하는 한편 의료용품을 사비로 구매하게 하는 등의 보도를 보면서 맘이 무너진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갑질과 가혹한 노동에 수많은 간호사들이 일터를 떠나고 인력 부족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등이 주최한 이번 대책회의에서 책임 의원을 맡은 강병원 의원은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당연하게 벌어지고 있을 시간외수당 미지급, 최저임금 위반 등 각종 갑질로 병원 노동자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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