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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잠이 안와요"…생존배낭 재정비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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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용품 검색량 대폭 상승…온라인·오프라인 모두 관련용품 매출 증가세

#. 경북 포항에 사는 주부 A씨는 작년 경주지진 이후 불안감에 싸둔 생존배낭을 이번 포항 지진을 겪은 후 재정비했다. A 씨는 "이번에는 애들도 실감했는지 화장실 가는데도 무섭다고 쫓아오더라"며 "빨리 탈출할 수 있게 1층 사는 친구집에 가 있자고 하더라. 작년 경주지진 이후 풀지도 못하고 그냥 걸어뒀던 생존가방을 이번에 다시 쌌다"고 털어놨다.

#. 대학생 B씨도 강의를 듣던 중 건물이 흔들리는 걸 몸소 체감했다. "강의실에 그 많은 핸드폰에서 단체로 긴급재난문자가 울리고 바로 몇 초 뒤 건물이 흔들리는걸 느꼈다"고 말한 B씨는 "재난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줄 알았다. 직접 겪고 난 뒤로는 불안해서 잠이 안 왔는데 생존배낭을 꾸린 뒤에야 좀 안심이 된다. 유난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혹시나 일이 터졌을 땐 이미 늦지 않나"고 하소연했다.

SNS 상에서 생존가방 인증샷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SNS 캡처)

 

SNS 상에서 '생존가방' 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포항에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파로 '생존가방'을 찾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 경주 지진을 겪은 뒤 꾸렸던 생존배낭을 이번 지진 이후 재정비했다는 '인증'이 빗발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생존가방 싸는법',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품', '일본정부가 권고한 재난대비 물품' 등의 자료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재난 용품 관련 검색량이 지난달 대비 약 80배 증가했다. 생존 키트, 피난 배낭 세트 등 생존 가방의 판매량이 약 4배 늘었고, 안전모의 판매량은 평균 140% 증가했다.

SNS상에서도 지진에 대비해 생존배낭을 꾸렸다는 인증샷이 잇따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누리꾼은 사료를,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은 기저귀와 유아용 헬멧을 준비하는 등 각양각색의 '맞춤형 생존배낭' 사진이 다수 게시됐다.

누리꾼들은 사진을 게시하며 "가방을 싸도 싸도 짐이 계속 생긴다", "일단 준비해놓으니 좀 안심되긴 하는데", "제발 이걸 쓰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뿐 아니라, 실제로 오프라인상에서도 재난 용품의 판매가 늘었다. 이마트 측은 16일 영남권 점포의 판매량 집계결과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했을 때 재난용품 매출이 약 6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핫팩은 무려 140%, 평소 판매량이 극히 낮은 카세트라디오는 판매량이 178% 가까이 늘었다. 카세트라디오는 휴대전화·인터넷 등을 사용할 수 없을 때도 정부의 안전방송을 듣는 데 쓸 수 있어 재난상황 시 판매량이 급증하는 품목이다. 행전안전부도 재난상황 시 휴대용 라디오를 챙길 것을 권장한 바 있다.

이와관련 행전안전부는 재난상황 시 비상식량, 비상약품, 손전등, 휴대용 라디오 등을 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권고안을 보면 재난용품 등의 준비물은 72시간 기준, 가족 수대로 챙겨야 한다. 또 비상식량의 경우 열을 가하지 않고 바로 섭취가 가능한 물, 통조림, 고열량의 초코바 등으로 준비한다. 귀중품이나 현금은 방수비닐에 따로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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