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등' 스틸컷(사진=정지우필름 제공)
수영 잘하는 아이 준호는 경기만 나가면 4등을 한다. 애가 탄 엄마는 메달을 따게 해준다는 말에 코치 광수에게 준호를 맡긴다. 왕년에 국가대표 출신이자 천재 수영선수였던 광수, 지금 PC방에서 죽치는 날이 많지만 그에게도 사연은 있다. 광수와 혹독한 훈련을 시작한 준우가 2등을 하자 엄마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어느 날 준우 동생은 준우의 등이 퍼렇게 멍든 것을 발견한다. 준우는 엄마에게 묻는다. "내가 맞아도 1등 하는 게 좋아?"라고….오는 25일 '아동권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4등'(정지우 감독)의 줄거리다.
11월 셋째 주 '아동권리 주간'과 19일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아동을 향한 일상 속 폭력을 영화로 되돌아보는 제3회 '아동권리영화제'가 오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일상에서의 아동폭력 - 찾고, 알고, 말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영화제는 모두 다섯 섹션으로 꾸려졌다.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올바른 어른의 자세' '방임으로부터 보호' '차별 받지 않을 권리' '아동의 목소리'가 그 면면이다.
이들 섹션에서는 배우 조성하 씨, 치과의사·방송인 김형규 씨,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 씨, 정신과 의사 서천석 씨,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 모델 한현민 씨, 방송인 박경림 씨, 영화감독 이성빈·박민지 씨 등이 참여해 관객들과 의견을 나눈다.
제3회 '아동권리영화제'를 위한 마리몬드 특별 배지(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올바른 어른의 자세' 섹션에서 상영하는 '너는 착한 아이'(감독 오미보)는 아동 학대의 아픔을 대물림하는 가족, 장애아를 향한 시선, 빈곤에 시달리는 아동의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방임으로부터 보호 섹션'에서 관객을 만나는 '시스터'(감독 위르실라 메이에)는 풍요로운 나라 스위스의 이면, 잊혀진 가난한 아이들의 모습을 비춘다. 관광객들이 휴가를 즐기는 스위스 스키 리조트, 열두 살 소년 시몽은 장비를 훔쳐 팔아 하루하루 살아간다.
'차별 받지 않을 권리' 섹션에서는 200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클래스'(감독 로랑 캉테)를 상영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파리 외곽 20구역 돌토 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출연하는데 인종, 문화, 계급이 충돌하며 일어나는 갈등을 현실 그대로 보여준다.
이 영화의 부대행사 '차별 받지 않을 권리'에서는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 모델 한현민 씨가 피부색 탓에 겪어야 했던 차별의 경험을 들려준다.
올레 tv에서도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IPTV와 TV모바일을 통해 아동인권을 다룬 영화 '소원' '라이언' '도희야' '아무도 모른다' '400번의 구타' 등 58편을 내보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꽃으로 형상화한 디자인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으로 이름난 브랜드 '마리몬드'는 이번 아동권리영화제를 맞아 새로운 배지를 선보인다. 씨앗 형태의 배지는 행복한 아이를 상징한다. 5000원 이상 후원하면 아동권리영화제 티켓 1매를, 1만 원 이상 후원하면 아동권리영화제 티켓과 마리몬드 배지 한 개를 받을 수 있다. 수익금은 모두 '세이브더칠드런' 아동보호사업에 후원 된다.
영화제 예약과 후원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www.sc.or.kr/scff)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