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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급식은? 부정행위는?…일선학교 대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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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일정 연기에 혼란 극심 "문제가 한 둘이 아니에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수능일이 연기되자 일선 고교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후 찾은 경기 수원의 수원여고 정문으로,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이곳 정문에는 기존 게시됐던 시험지구 안내 현수막이 임시 철거돼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예정에 없던 고3 급식을 위해 급히 발주를 했고, 학사일정 조정에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경기 용인 수지고의 이광호 3학년 부장교사는 갑작스런 수능시험 연기로 16일 출근하자마자 고3 학생들의 급식 수급에 진땀을 빼야 했다.

예정에 없던 고3 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당장 17일 급식 준비에 문제가 발생했다. 학교와 계약을 맺은 식자재업체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해썹)을 받은 식자재가 부족해 17일 점심분으로 제공할 식자재량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은 이 교사는 망연자실했다.

수지고는 이날 결국 점심 급식을 못 하고 고3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한 채 귀가할 예정이다.

이 교사는 "수능일에 닥쳐 하루 만에 시험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모두 당황했다"며 "교사 입장에서 오늘도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수능 시험시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급식 수급에 차질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오전 수업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가 일선 고등학교의 대혼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16일로 예정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기 때문으로, 일선 고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교직원 전체회의를 열어 학사일정 변경안을 긴급히 논의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대다수 학교들이 당초 수능일에 맞춰 학생 편의를 고려, 고3 기말고사를 수능 다음 주인 20~24일에 배정해 놓은 상태여서 시험 일정을 다시 짜야하는 데다 수능 이후 논술, 면접 대비 프로그램 등의 운영도 모두 미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갑작스런 수능 연기에 따라 일부 고교의 수험생들은 일정에 없던 정상 등교를 다음주 화요일까지 해야 하고, 학교는 계획에 없던 급식을 위해 부랴부랴 식품을 수급하는 등 크고 작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의 이선길 부곡교 교감은 "당장 수능 이후 계획돼 있던 지필고사 일정이 조정돼야 하고, 3학년들이 참여하는 수능 이후의 논술, 면접 대비 프로그램들이 내일부터 운영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 부분도 조정돼야 한다"며 "최대한 혼란이 없도록, 학교가 정상적인 학사일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험생들은 이미 자신들이 시험을 치를 장소에 다녀간 상태라 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들은 예기치 못한 부정행위가 발생할 것을 우려, 낯선 자의 침입에 대비하는 등 학교 주변 경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 수원의 이태호 수원고 교감은 "시험장이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일주일이라는 공백이 생긴 상태에서 혹시 모를 부정행위가 이뤄질 수 있다"며 "사전에 이같은 부정행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셈인데, 여기에 대한 (경비) 대비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감은 또 "수능이 연기되다 보니 수능 이후 기말고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촉박하게 기말고사를 치뤄야 하는 문제까지….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오늘 전체 회의에, 부장회의에 바쁜 하루였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일선 고교의 혼란을 줄이고, 시험장에서 발생할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은 기존 17일까지 운영하기로 예정된 수능종합상황실을 오는 24일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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