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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GK 전설' 부폰 "이제 돈나룸마·페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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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루이지 부폰. (사진=유벤투스 트위터)

 

"여전히 이탈리아 축구에는 미래가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고개를 떨궜다. 충격적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하지만 부폰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탈락의 쓴 잔을 함께 마신 후배들을 다독였다. 대표팀을 떠나는 베테랑의 마지막 역할이었다.

이탈리아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에서 스웨덴과 0-0으로 비겼다. 1차전 원정 0-1 패배를 당한 이탈리아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티켓을 얻지 못했다.

부폰의 월드컵 역사도 끝났다. 부폰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5회 연속 월드컵에 나섰다.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다.

6회 연속 월드컵은 없었다. 이탈리아도 월드컵 연속 진출이 14회에서 멈췄다.

부폰은 "나에게도, 모두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 내 마지막 경기에서 월드컵 탈락이 결정됐다. 정말 슬픈 일"이라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은 우리를 멈춰세웠다.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후배들을 감쌌다.

부폰은 "스포츠는 승리와 패배가 공존한다. 이번 패배로 큰 비난을 받겠지만, 젊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다. 운이 없었다는 말은 변명이다. 젊은 선수들이 이 패배로 작은 것 하나라도 더 배웠으면 좋겠다"면서 "나를 응원해준 모두를 꽉 안아주고 싶다. 특히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안드레아 바르찰리(이상 유벤투스), 레오나르도 보누치(AC밀란) 등은 10년 넘게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부폰은 이탈리아 축구 전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1997년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지 7320일이 흘렀다. 그 사이 월드컵 5회 출전과 함께 A매치만 176경기에 출전했다. 10월 마케도니아전에서는 필드 플레이어들만 입었던 이탈리아 상징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뛰기도 했다.

이제 바통은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마티아 페린(제노아)가 이어받는다.

부폰은 "내가 대표팀을 떠나면 사람들은 이제 돈나룸마, 페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들이 나를 그리워하지 않게 만드리라 확신한다"면서 "여전히 이탈리아 축구는 미래가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또 열심히 한다면 실패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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