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이나 일본프로야구 구단의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아야 공식 접촉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분 조회가 실제 영입 제의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잦다.
KBO는 13일 "어제(1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양현종, 손아섭, 정의윤 등 3명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받고, 오늘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소속이며 손아섭, 정의윤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 체결이 가능한 신분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현재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선수 중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큰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양현종과 정의윤의 신분 조회는 다소 의외다.
일단 양현종은 FA 신분이 아니다. KIA가 방출 혹은 임의탈퇴 등을 해야 국외 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그는 2014년 12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미국 진출을 노렸으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포스팅 금액 탓에 KIA 구단의 수용 불가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
2016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미국과 일본 진출을 타진하다,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려 KIA와 1년 계약(22억5천만원)을 했다.
당시 KIA는 "양현종이 원하면 2017년 시즌 종료 뒤 자유롭게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양현종이 국외 진출을 원하고,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KIA가 방출 등의 절차로 길을 터 줄 수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여러 차례 "KIA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이 먼저 국외 진출 의사를 밝히면 허락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외 진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 잔류 의사가 더 강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윤은 이번 FA 시장에서 준척급으로 평가받는 거포 자원이다.
2016년 27홈런을 친 정의윤을 올해 초반 주춤해 15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정의윤에게 미국 구단이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2016년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으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만큼 대우를 받긴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구단이 제시하는 조건보다 KBO리그 구단이 약속할 금액이 많을 수도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최형우, 우규민, 황재균 등 6명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이중 미국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황재균뿐이다.
또 2008년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인 고교 선수 24명을 무더기로 신분 조회 요청했으나 이학주, 김재윤, 정수민, 안태경, 하재훈 등 5명만 미국 구단과 계약했다.
일부 선수는 미국 구단의 연락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