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캡처)
국내 한 명문대 학생이 "학벌주의가 심해졌으면 좋겠다"며 SNS에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학벌주의가 심해졌으면 좋겠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익명으로 작성된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아직도 학벌로 사람 따지는 경우가 있냐는 댓글이 많이 보이는데 저는 동의 못한다"며 "내가 어떻게 고대에 왔는데"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학벌주의가 더 심해져서 SKY(서울·고려·연세대) 출신이 더 대접받았으면 좋겠다. 아예 진출할 수 있는 직업군이 분류되면 더 좋겠다"며 "공무원시험에서 특정 직력은 어떤 학교 이상 졸업해야 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도 대학 순으로 자르고 연봉도 대학순서로 정해 나보다 낮은 대학 출신이 더 높은 기업에 입사하게 되거나 더 많은 돈을 버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과거에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좀 덜 대접받아도 되지 않나 싶다. 나만의 생각인가"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노력해서 좋은 대학 들어간 건 인정하지만 그것만으로 직업과 장래까지 결정해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반박했다.
특히 글쓴이를 야구선수에 빗대어 꼬집은 한 누리꾼의 댓글은 5천여개가 넘는 추천을 받으며 화제에 올랐다.
이 누리꾼은 "글 제보한 사람은 정말 부끄러움을 느끼고 본인의 못된 생각을 반성해보길 추천한다"며 "모든 사람이 절대적으로 동일한 기회의 평등 속에서 노력한 결과라면 그 논리가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제보자분은 좋은 기회로 인해 감독의 눈에 들어 대타로 가가서 운좋게 홈런을 쳤다. 이젠 그 역량을 갈고닦아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그 역량을 보여줘야하고 그게 고려대에서도 바라는 인재상 일거다"라며 "근데 뭐하고 있나. 중요한 경기에 대타로 역전 홈런친 MVP라고 자신을 뿌듯해하며 더 이상의 훈련과 경기는 하지 않으며 바로 연봉 1군 주요멤버급으로 달라고 떼쓰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개인을 탓하기 이전에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야기하는 교육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익명의 트위터 이용자는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드는 한국 사회의 기형적인 교육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며 "기득권자 분들, 대입에 성공한 분들 저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한 적이 없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라"며 반문했다.
'이***'는 "열심히 노력해서 고대 들어간 거 같은데 기대한 만큼 고대 졸업장이 취업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글을 남긴 것 같다"면서 "제 생각엔 학창시절에 했던 노력만큼 지금 하면 걱정을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만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힘내시라"고 조언했다.
또, '박***'은 "고려대가 정말 가고싶은 고3인데, 내가 봐도 정말 한심하고 화가나는 글이다. 스카이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본인보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같나"라며 "본인이 노력할 수 있었던 그 당연한 환경을 누리지 못한 사람도 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인 고려대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니 실망스럽다"며 씁슬함을 드러냈다.
'박**'도 "많은 노력을 했어도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이 사회에 굉장히 많다. 그분들에게 지금 같이 말할 수 있겠나"라며 "좋은 학벌을 갖는데는 노력뿐 아니라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학벌주의가 강화된다면 계층이동이 더 어려워지지 않겠나"라고 꾸짖었다.
이외에 'jun***"은 "노력해서 고대왔으니 그걸로 된거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수님들께 수업받을 권리를 얻으신거 아닌가"라고 '김**"은 "10대때 공부한 것으로 80년을 우려먹으려는 건 도둑놈 심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