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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 불참·러시아 징계 위기…평창에 드리우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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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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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도 불참 가능성 시사
IOC, 12월 집행위서 러시아 평창올림픽 출전 여부 결정

 

89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파급력이 큰 외부 발(發) 악재로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이달 1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가 인천에 도착한 뒤 본격적인 성화 봉송 레이스가 이어지면서 올림픽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참가를 유도해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 개최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달리 국제 스포츠 기구 간의 마찰, 강대국의 파워 게임 양상으로 치달은 외부 요인 탓에 대회 흥행을 걱정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지난 9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대회 불참 선언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아이스하키는 피겨 스케이트와 더불어 동계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NHL은 리그 일정 중단에 따른 금전 손해와 선수들의 부상을 이유로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을 택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갈등 때문에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부터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출전한 동계올림픽을 건너뛰었다는 게 정설이다.

NHL은 IOC에 톱 스폰서 수준의 대우를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IOC는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그 결과 평창동계올림픽이 직격탄을 맞았다. 평창조직위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NHL의 불참으로 입장권과 중계권료 수익에서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NHL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관심이 있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평창을 더욱 난처하게 했다.

30개 종목에 걸쳐 스포츠를 암흑으로 뒤덮은 러시아 선수들의 약물 스캔들 파문은 또 다른 대형 악재다.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 2011년 이래 각종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벌어진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테스트 조작 사건을 지금도 정밀 추적하고 있다.

이 사건은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자국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바꿔치고 혈액 샘플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약물 검사를 조작한 최악의 스캔들이다.

이미 이 추문에 러시아 선수 1천여 명이 연루된 것으로 IOC와 WADA는 보고 있다.

IOC는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육상, 역도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딴 러시아 스키 선수 6명에게 도핑 결과 조작에 따른 실격과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메달 박탈, 기록 삭제 등의 중징계를 내리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11일에는 WADA가 러시아 약물 스캔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마지막 퍼즐인 러시아반도핑기구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고 발표하면서 분석 결과에 시선이 집중된다.

내부고발자가 건넨 이 자료에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러시아 모든 선수의 도핑 테스트 결과가 담겼다.

WADA는 14∼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약물 스캔들을 집중해서 다루고, IOC는 다음 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해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승인하더라도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추가 징계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에 몰린 러시아는 IOC와 WADA의 징계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OC의 러시아 선수 징계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이 문제를 외교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중계 주관 방송사(NBC)를 비롯해 주요 후원 업체가 미국 기업이기에 평창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도록 IOC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진 러시아 개입설의 보복 조처로 미국이 IOC를 활용해 러시아 선수들을 징계했으며 내년 러시아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한 것이라는 취지의 의혹도 제기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작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자료를 해킹·유포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지원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의혹과 추정일 뿐이나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불똥이 엉뚱하게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분쟁으로 튈 소지가 생긴 셈이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은 "우리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달 수 없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IOC의 추가 징계 시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미국, 독일, 캐나다와 함께 동계올림픽 5강으로 꼽히는 러시아가 평창에 오지 않는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빛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 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도 IOC의 러시아 선수들의 표적 약물 검사를 문제 삼고 평창동계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

KHL은 러시아 주 정부와 국영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리그로 러시아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러시아는 물론 NHL 선수를 제외한 아이스하키 강국 캐나다 대표팀 선수 절반 이상이 KHL 소속이다.

KHL마저 평창에 오지 못하면 평창동계올림픽은 아이스하키뿐만 아니라 대회 전반에 걸쳐 흥행에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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