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덕의 공백을 채울 선수로 낙점받은 공재학.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재덕의 공백은 역시 너무나 컸다. 공재학이 특명을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국전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국전력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2-3(35-33 20-25 26-24 18-25 13-15)으로 패했다.
서재덕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보였던 한국전력이다.
서재덕은 지난달 26일 현대캐피탈과 경기 도중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경기 중 교체됐다. 시즌 아웃 정도의 부상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검진 결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과거 수술을 받았던 연골 일부 파열로 이달 6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김철수 감독은 "서재덕은 수술 이후 2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 이후 운동하는 것을 지켜보고 복귀 시점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즌 중반쯤 코트로 돌아올 전망이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서재덕의 이탈은 분명 한국전력에 뼈아프다.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공재학이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공재학은 지난달 29일 삼성화재와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브 리시브는 불안했고 공격 파괴력도 부족했다.
그래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공재학을 믿어야 한다. 김 감독은 "공재학이 처음 스타팅으로 뛰어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너무 의기소침해 있다"며 "훈련한 대로만 한다면 어느 정도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재학은 이날 다시 선발로 코트에 들어섰다. 하지만 앞선 경기의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리시브에 부담을 느끼는 공재학을 위해 김 감독은 포지션조정까지 단행했다. 자신의 앞에 오는 공만 신경 쓰라는 주문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공재학의 리시브는 여전히 흔들렸다. 1세트에서 14개의 리시브 중 3개만 정확하게 연결했다. 전광인이 6개 중 5개를 연결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2세트 역시 7개 중 2개 만이 정확하게 세터에게 배달됐다.
공격 역시 날카롭지 못했다. 1세트 17-19에서는 상대 블로킹을 너무 의식해 네트에 공을 때리고 말았다. 이다음 상황에서도 공이 그대로 코트 밖으로 날아가는 범실을 범했다.
공재학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4득점 공격 성공률 17.6%에 그쳤다. 서브 에이스는 1개 올렸지만 범실 5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토종 듀오' 전광인과 서재덕의 맹활약으로 순항했다. 전광인이 공격을 주도했고 서재덕은 공수에서 안정감을 더했다. 바로티와 함께 이 '삼각 편대'의 공격력 또한 대단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상으로 초반부터 힘이 빠지고 말았다.
적어도 3라운드까지는 서재덕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한국전력. 공재학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