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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회가 돼 버린 한국교회에 울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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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스스로 교회 개혁 목소리 높여 ..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구성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교회는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부패한 교회 앞에 이제는 평신도들이 나서서 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세 시대 교회개혁이 성직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종교개혁 이후 교회개혁의 주체는 바로 평신도이다.

 

◇ 부패한 교회, 개혁 외치는 평신도들.. 왜 거리로 나왔을까

종교개혁기념주일이었던 지난 29일 40여명이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담임목회자의 학력위조 의혹과 대형교회 건축 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던 교회와 목회자의 회개를 촉구했다.

지난 24일에는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회의장 앞에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였다. 지난 7월에는 홍대새교회 앞에서 전병욱 목사의 사임과 전 목사의 성범죄에 대한 총회의 올바른 치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이들은 사는 지역도, 다니는 교회도 모두 제각각인 평신도다.

목회자들의 부정부패와 권위적이고 탐욕적인 교회 운영을 보면서 SNS에서 소통해온 평신도들이 올 초부터 한 달에 한번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

목사의 부정을 비난하다 교회에서 쫓겨나 지금은 가나안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는 정상규씨. 그를 행동에 나서게 한 것은 목회자들에 대한 울분이었다.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현장에도 갔었다는 그는, 그 날도 파행으로 치닫는 노회를 보며 울분을 느꼈다. 교회법도 사회법도 무시한 채 권위적이고 탐욕적으로 운영되는 한국교회의 모습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정말 복음과 전혀 상관없는 그런 것들로 뭔가를 하는 걸 보면 울분이 있어요. 첫 번 째는 그것 때문에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곳에서 돌아가는 발걸음에서는 나도 모르게 운전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요."

주변에서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도 아니면서, 왜 남의 교회 문제를 비판하고 나서느냐는 지적도 받는다. 하지만 모든 교회는 하나가 아니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서울 둔촌동에 있는 교회를 잘 다니고 있다는 안창학 집사는 "우리 교회의 머리되신 분은 예수님 한 분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다른 지체가 썩어들어 가는데, 한쪽 팔이, 왼쪽 팔이 썩는데 오른쪽 팔이 안 아플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곳에 모인 평신도들은 한국교회의 부정부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목사가 교회의 주인이 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원래의 주인인 예수님께로 교회를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인들이, 평신도들이 교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만원 씨는 "한국의 개신교회의 주인은 목사가 교회 주인이 된 아주 심하게 표현하면 '목사교회'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타락이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성도의 힘으로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께 돌려드리고, '예수교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 종교개혁 이후 교회개혁의 주체로 우뚝 선 평신도들

일부에서는 평신도가 어떻게 교회의 개혁을 이룰 수 있을까 라고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교회와 관련한 전문적 교육을 받은 목사, 신학자들이 교리에 맞게 끌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하지만 한국교회 성도들은 개혁의 주체로 설 만큼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 스스로의 교육을 통해서다.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대안 신학교육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평신도 교육이었다. 성서한국 참가자들이 단순한 성경공부 이상의 신학적 물음과 답을 찾는 모습을 보고, 성서한국 강사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만들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라고 이름 지은 이유도, 평신도로서 성전 재건에 나섰던 느헤미야를 본 딴 것이다.

1년 2학기 체제인 교육은 성경공부 뿐 아니라, 신학, 조직신학, 교리 등 신학교에서 배우는 입문 수준의 강의로 이뤄진다. 학기마다 평균 100명, 대전에 따로 마련된 강의까지 합치면 150명 정도가 모인다. 벌써 8년째이니 다녀간 연인원이 어림잡아도 1천500명은 넘는다.

교계에서는 2010년을 전후로 교인들의 신학교육에 대한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와 같은 소위 아카데미 운동이 확산됐다. 청어람 아카데미, 기독청년 아카데미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무엇보다 평신도의 개혁운동은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 루터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루터는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이후, 자신이 쓴 '독일 그리스도인 귀족에게 고함(1520년)'이라는 논문에서 교회의 개혁이 성직자들만의 몫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함께 이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루터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세례 받고 성경읽고 지성을 가졌으면 우리 모두 다 사제다, 그러므로 질적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다 세제이기 때문에 평신도라 할찌라도 타락한 교회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종교개혁 500년을 지나오면서 점점 더 많은 평신도가 교회의 정치, 교회의 의사결정에 주도적으로 들어가게 된다"면서 "그 대표적인 예가 목사와 평신도 대표인 장로들로 당회가 구성되는 장로교회"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의 구성이 이미 성직자와 비성직자로 구성돼 있는 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데 비성직자,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년을 보내며 교회개혁의 주체로 세워진 평신도들, 이들은 지금, ‘한국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 ‘한국교회의 주인은 진정 예수인가’ 라는 질문을 교회 지도자들에게, 모든 평신도들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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