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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자 시집 출간…시집명 '하얀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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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언어 통해 사랑과 자유 일깨워

 

최진자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出刊) 됐다. '하얀불꽃'이 시집명이다.

최 시인은 늦깎이(62)로 통한다. 올해 '빛의 수혈' 등 3편의 시로 등단(미네르바)한 신인이다.

신인답다. 작품들은 신선함을 준다. 신선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늦깎이의 힘일까... 글의 토막마다 노련함을 느낀다. 세련(洗練)을 안겨 준다.

'대나무 속을 비우기 위해 욕심 버리려 맨날 맷돌로 갈았으리
욕심 버리려 맨날 맷돌로 갈았으리
고운 가루분이 되라고 마디마디 허리띠로 묶었으리
칠정의 꿈틀거림을 누름돌로 눌러야 했으리
기웃거린 세상 물들지 않으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몸을 바로 세웠으리
처음이 처음이기 위해 이 악물때마다
창촉같은 잎 혀끝에서 하나씩 피었으리'

(사진=자료사진)

 

최 시인은 "대금을 들으며 이 시를 구상했다"고 했다.

'맑은 소리(대금)를 낼 수 있는 것은 욕심으로 가득 참이 없이 비울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는 깨달음…깨달음은 머릿속에서 재구성 됐다. 함땀 한땀 시로 환생했다. 묵직하고 단단한 의식이 선율로 재탄생한 셈이다.

김진희 문학평론가(이화여대 교수)는 "그의 시를 음미하다 보면 시인이 오랜시간 시적 사유와 언어를 통해 삶과 세상을 경험했다. 또 이해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평했다.

특히 지난 과거, 역사에 대한 기억과 상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의 삶과 사물에 관한 비판적 의식이 근간이라고 논평했다.

시의 주제 확장도 주목받고 있다.

"한 개인의 과거와 내면의 삶을 포괄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와 역사적 삶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 김 평론가의 해석이다.

'하얀불꽃' 시집은 4부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장에 인물, 사물, 현실 및 역사, 가족 등의 소재 및 주제 등이 집중적으로 묶여지고 있다. 이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평론가는 일관된 시의 주제의식과 방향을 만들고자 했던 시인의 노력에 대해 칭송했다. 이와 함께 마지막 4부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4부에 실린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의 시편들은 '하얀불꽃'의 클라이막스답다.

어머니와 딸의 추억이 애틋하고 아름답게 재현되고 있는 작품군들과 함께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과 이에 따른 의식(儀式), 부재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산 자'들의 몫이 애잔하고도 곡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시집의 제목인 표제시 '하얀 불꽃'의 소재 역시 어머니와의 추억이다. 이 작품에서 어머니는 '산'으로 불리운다.

'빛의 수혈'은 모네의 8번 작품 수련을 보면서 모네의 빛의 장례식을 느끼게 된다.

어느 시인은 '시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최 시인은 달랐다.

'거대한 이야기를 손안에 들여 놓을 수 있도록 최대한 압축하는 것'이라는 지론이다. '이것을 다시 풀면 수필, 소설이 될 수 있다. 시나리오로도 변신할 수 있게 씌어지는 것이 시'라고 말하는 최 시인.

그의 작품에 대해 평론가들은 기억의 언어를 통해 사랑과 자유를 일깨울 것이라 했다. 세상에 대한 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 했다. 독설과 괴상한 거짓을 넘어 세상을 울리는 언어와 노래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확신했다.

그의 시를 마주하니 M.W 셸리의 말들이 문득 떠오른다.

'시는 가장 행복하고 선한 마음의 가장 선하고 행복한 마음의 기록이다, 시인은 어둠속에 앉아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나이팅게일이다'

최 시인은 '영혼의 화가'라고 감히 주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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