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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볼모로 한 日 때문에 '위안부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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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한국과 중국, 타이완, 일본 등 9개 국이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등재가 또 보류됐다.

3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가 이날 공개한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가치'는 분명 충분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심사소위원회는 일제 강점기의 만행을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자세히 드러내는 일본군 위안부기록물을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록물"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가치'가 아닌 다른 데 있었다.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일본 정부의 저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4년 전부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앞서 중국이 지난 2015년 단독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신청했다가 유네스코로부터 다른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 신청하라는 권고받았다.

이에 따라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전쟁박물관이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라는 명칭으로 지난해 등재를 재신청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일본은 먼저 분담금을 볼모로 등재를 막았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분담금 납부를 연기하면서 위안부 기록물 등재 저지에 나섰다.

올해 5월에는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서 이해 당사국 간 견해가 대립할 경우 사전협의를 권장하는 내년도 제도 개혁안을 일본이 조기 적용할 것을 요구하며 분담금 납입을 또 보류했다.

유네스코 분담금 전체의 약 10%를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유네스코 사무국이 가장 많은 돈을 내는 일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자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반 탈퇴하는 전례도 있었다.

결국 유네스코는 중국이 함께 신청한 난징대학살 문건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으나,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를 권고하며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공조를 시사하며 위안부 기록물을 재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위안부기록물과 같이 등재를 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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