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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부터 김치에 젓갈 사용…'주초침저방' 기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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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중순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이맘때가 되면 주부들은 김장 준비에 들어간다. 배추는 몇 포기를 담글지, 젓갈류는 어떤 것을 사용할 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김장에 젓갈류를 사용했던 시기가 지금까지는 1700년대쯤으로 전해졌으나, 사실은 이 보다 200여년 전에 이미 새우젓으로 김장을 담갔다는 기록이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김치의 역사는 고려 중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규보가 지은 '가포육영'이라는 시 속에 순무를 재료로 한 김치가 우리 문헌상 최초로 등장한다.

'무 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 내내 반찬되네'라는 내용이다.

이미 고려시대때 무장아찌와 무 소금절이 형태의 김치를 담근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당시 김치는 '지(漬)'라고 했고, 고려말에 '저(菹)'라는 명칭이 쓰였다.

이후 지금과 같은 형태의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것은 고추가 수입됐던 1600년대 말부터 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젓갈류가 사용된 것은 1700년대쯤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세계김치연구소는 경북대 백두현 교수와 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팀이 16세기 이전 조리서로 추정되는 '주초침저방'을 발굴해 분석한 결과, 젓갈류 사용이 이 보다 20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30일 밝혔다.

동아 새우젓김치 기록. (사진=세계김치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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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초침저방에는 감동 젓갈로 만든 감동저(甘動菹)와 동아로 만든 새우젓김치인 동과백하해교침저가 기록돼 있다.

감동(甘動)은 작고 가느다란 새우로 보라색을 띠고 있어 한자로는 자하(紫蝦), 한글로는 곤쟁이 등으로 불렸으며, 왕실진상품으로 올리던 고급 젓갈이다.

또, 동아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열매는 원형에서 타원형의 생김새를 갖고 있고, 예로부터 해독과 피부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지금까지 젓갈 김치에 대한 최고 기록은 1700년 쓰여진 '소문사설'에 나오는 무김치와 1766년 '증보산림경제'의 새우젓 오이김치였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주초침저방을 통해) 고춧가루가 유입되기 이전인 조선 전기에도 젓갈을 이용한 버무림형 김치문화가 이미 형성됐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치는 이미 1500년대부터 동물성과 식물성 영양물질을 고루 갖춘 균형 있는 반찬이 될 수 있었다"며 "특히, 동물성 원료를 먹이로 하는 유산균도 만들어져 김치가 기능성음식으로 재탄생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 소장은 "이는 중국·일본의 절임채소와 차별되는 독특한 모양과 맛을 지니게 되었으며 한국만의 독자적인 김치 취식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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