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가 제29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본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두 노조의 전·현직 집행부 및 노조원들이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제 역할을 해 내는 공영방송이 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KBS-MBC의 파업이 5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방송을 구하기 위해 방송을 멈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와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뚝심있게 공정방송 염원 투쟁을 벌여, 올해의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자가 됐다.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29회 안종필 자유언론상'과 '제23회 통일언론상',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새노조, 불교닷컴/불교포커스, 김민식 MBC PD, 이용마 MBC 해직기자, 최승호 MBC 해직PD, MBC본부, SBS본부, JTBC 뉴스룸 등 총 8명(팀)의 후보 중 안종필 자유언론상 본상의 영예는 지난달 4일부터 공동파업 중인 새노조와 MBC본부에게 돌아갔다.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선배님들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싸워주신 희생, 땀, 눈물… 그 과실을 아마 가장 많이 얻은 곳은 저희 공영방송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9년 동안 우리 KBS는 뒷걸음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지금 벌이고 있는 싸움과 투쟁은 선배님들이 시작하셨고 우리 촛불국민들이 길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좋은 공영방송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2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 본부 파업 51일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2014년 4월 16일. MBC는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을 모욕했고 조롱했고 진실을 은폐했고 권력을 비호해 언론으로서 차마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렀다. 구성원들에게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을 그런 날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본부장은 참사 3년 만에 서울 마포구 상암동 로비로 와 51일째 집회에 함께해 준 세월호 유가족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렸지만 저희가 사과와 반성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자유언론, 타협 없는 적폐청산, 흔들림 없는 방송독립' 3가지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별상은 친구 사이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와 김민식 MBC PD가 나란히 받았다. 현재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 기자를 대신해 상을 받은 정영하 전 MBC본부장은 이 기자와의 통화내용으로 수상소감을 대신 전달했다.
"이 상 제가 받는 거 아니잖아요. 우리 MBC 조합원들, 당시에 함께 집행부했던 9기 집행부, 본질적으로는 언론자유 열망하고 마봉춘 국민의 품으로 지지와 응원 보내주신 국민들이 받으시는 거잖아요. 투병 독하고 질기게 해서 꼭 돌아갈 거에요. 이제 시작이네요. MBC 국민의 품으로 이제 시작이에요. 빨리 MBC 국민의 품으로가 완성됐으면 좋겠어요."
김 PD는 지난 6월 "김장겸은 물러나라"라는 구호로 김 사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촉구해 화제가 됐다. 그는 드라마와 시트콤을 만들던 자신이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타게 돼 당황스럽다면서도, "김장겸 물러나라 썩 꺼져라 마봉춘 살려내라"라는 가사의 노래를 춤과 함께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 PD는 "나이 50 먹어서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을 췄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다니, 앞으로 더 열심히 즐겁게 춤추며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제23회 통일언론상 대상은 'KBS스페셜-오래된 기억, 6·15 남북정상회담'을 제작한 양승동·최진영 KBS PD가, 특별상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둑골의 붉은 유령'을 제작한 배정훈 SBS PD가 받았다.
안종필 자유언론상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자유언론실천재단이 선정하고, 통일언론상은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가 공동 시상한다.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일어났던 10월 24일에 맞춰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정영하 전 본부장(맨 왼쪽)과 김민식 MBC PD(맨 오른쪽)가 故 안종필 선생의 자녀들, 김종필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