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24일 오후 광주 전남대에서 개최됐다. 사진 왼쪽부터 오재일, 유희관, 김태형 감독(이상 두산), 김기태 감독, 양현종, 김선빈(이상 KIA)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홈 7연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가 워낙 인기가 많은 구단이라 잠실 원정을 가도 마치 홈경기를 치르는 것 같다는 말. KIA의 에이스 양현종이 두산 베어스를 향해 던진 자신있는 도발에 장내는 환호로 가득 찼다.
24일 오후 광주광역시 전남대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의 행사장에는 많은 KIA 팬들이 자리했다. KIA는 마치 미디어데이부터 '홈 어드밴티지'를 자랑하는 것 같았다. 도발성 발언을 시원하게 던졌다.
두산도 지지 않았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찾은 두산의 입담은 실력만큼이나 출중했다. 미디어데이를 빛낸 '말말말'을 정리했다.
▲"오늘 KIA 미디어데이 같은데, 두산 팬들 손 한번 들어보세요. 없어요?" (두산 김태형 감독)
KIA 팬들의 뜨거운 리액션과 관람 열기를 지켜본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산 팬들을 애타게 찾았다. 그는 "방송 보고 계실거라 믿고 3연패를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단군매치는 곰이 호랑이를 이긴 얘기다. 우승하면 쑥, 마늘을 먹어도 재밌을 것 같다" (두산 투수 유희관)
자신을 "미디어데이의 예언가"라고 소개한 유희관은 역시 뛰어난 입담으로 미디어데이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단군매치'로 불리는 이번 시리즈를 곰과 호랑이의 단군신화로 비유하며 마늘과 쑥을 먹은 인내와 끈기로 반드시 호랑이를 이기는 곰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1차전 선발은 헥터. 우리는 키 순으로 정했다" (KIA 김기태 감독)
김태형 감독이이 25일 오후 6시30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 선발투수를 "에이스이기 때문에 당연히 니퍼트"라고 밝히자 김기태 KIA 감독은 옆에 있는 양현종 역시 에이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키가 큰 순서대로 로테이션을 짰다고 농담을 건넸다.
▲"두산보다 강한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우주의 기운이다" (KIA 투수 양현종)
'우주의 기운'은 2009년 한국시리즈 도중 조범현 전 KIA 감독이 쓴 표현으로 KIA는 그해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SK 와이번스를 누르고 'V10'을 달성했다.
▲"30년만에 광주에서 우승하겠다" (KIA 양현종), "31년이 걸릴 것" (두산 유희관)
양현종은 30년만에 다시 광주 홈 팬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한국시리즈는 1만석 규모의 작은 구장을 사용하는 팀들이 맞붙을 경우 마지막 3경기를 잠실에서 치렀고 그로 인해 타이거즈는 홈에서 우승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에 유희관은 "헹가래는 무조건 잠실에서 하고 싶다. (KIA)는 30년이 아니라 31년이 걸릴 것 같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