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명의료결정법", 내년 2월 도입
- 환자 스스로 연명의료 중단 선택 가능
- 사전의향서, 한번 작성하면 계속 유효
- "보수적 기준 적용, 환자 뜻 최우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원장)
어제부터 연명의료 중단을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연명의료 결정법’이 시범적으로 실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저희한테 질문을 주셨어요. 그러면 이제 가족이 치료 그만하겠다 그러면 다 그만둘 수 있는 건가? 안락사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 또 병이 위중하지 않아도 환자가 원하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가? 이런 질문들, 어제 상당히 많이 들어왔는데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죠.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설립추진단장을 맡고 계세요.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원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윤성 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윤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말의 뜻을 정확히 짚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존엄사란 말이 있고 안락사라는 말이 있고 또 웰다잉 이런 말도 있고 이런 단어들이 혼재돼서 쓰이고 있는데 어떤 게 맞습니까, 이 법에 한해서는?
◆ 이윤성> 이런 말들이 다 어떤 가치를 판단한 뒤에 쓰는 말이거든요. 안락이라든지 존엄이라든지 웰이라는 말이 누가 그게 웰이고 누가 그게 존엄하다고 평가할 거냐, 그런 의문이 제기가 돼서 요즘은 구체적인 상황이나 부위를 꼭 집어서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법은 연명의료를 하겠는지 말겠는지에 관한 법이고요. 그 외에 안락사나 또는 조력사망이나 이런 건 전혀 대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바로 제가 그게 궁금했던 건데 적극적인 행위로 뭔가 주사를 준다든지 약을 준다든지 이런 행위는 이번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이고.
◆ 이윤성>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저 생명을 연장하는 정도의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그 연장하는 도구 그것을 떼주는 것, 그래서 자연스러운 죽음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것만 대상이 되는 거군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그냥 두 가지 큰 축이 있는데요. 하나는 환자의 뜻이 중요하죠. 환자의 의지가 어떠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회복 가능성이 있거나 치료하면 효과가 있을 만한 상태에서는 환자가 아무리 요구해도 의료인이 거기에 응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자, 여기서부터 하나하나 좀 따져보겠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적용 대상은 모든 상태의 환자가 다 원하면 죽음을 택할 수 있다 이런 건 절대 아니고?
◆ 이윤성>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고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 이렇게 봐야 되나요? 어떻게 규정을 할 수 있죠?
◆ 이윤성> 그렇습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급격히 상황이 악화되는 그런 환자에게만 적용이 됩니다.
◇ 김현정> 여기서 임종 과정이라 하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라 하면 일단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의들로부터 인정이 되어야 되는 거군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환자가 결정하거나 가족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전문의가?
◆ 이윤성> 네.
◇ 김현정> 그러면 그런 환자 A가 있다고 치죠. A씨가 있어요. A씨가 ‘저는 이런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이니 이제 치료 그만하겠습니다.’라면 그리고 전문의가 그걸 인정하면 바로 중단이 되는 건가요, 다른 가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 이윤성> 네. 원칙적으로는 성인이라면 그리고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분이라면 본인의 뜻을 가장 먼저 존중해 줍니다.
◇ 김현정> 본인의 뜻을. 가족들이 반대를 해도 그러면 본인이 강하게 원하고 그러면 해 줘야 되는 거예요?
◆ 이윤성> 그런데 현실적으로요. 우리가 장기이식을 하겠다고 평상시에 뜻을 밝혀도 뇌사상태에 빠졌는데 가족들이 장기이식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아무리 본인이 그렇게 요구를 했더라도 현실적으로는 그걸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서약서 같은 걸 써놨더라도?
◆ 이윤성> 그렇습니다. 현실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은 연명의료를 원치 않는다고 강하게 얘기했지만 주변에 있는 가족들이 연명의료를 계속해라라고 얘기하면 의료진은 그거를 거부하기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때의 환자 가족들의 뜻은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뜻이기 때문에 이거를 역행해서, 역행해서 그 뜻이 순수한 뜻인데 그걸 역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반대로 가족은 치료 중단을 원해요. 그런데 환자 본인이 반대할 경우 이 경우는 당연히 안 되는 거겠네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환자 본인은 최우선. 그런데 말이죠. 병원에 입원해서 서서히 상황이 나빠지는 이런 경우가 아니라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서 정신을 잃고 그 길로 갑자기 식물인간이 되는 이런 상황들도 종종 발생하잖아요.
◆ 이윤성>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건 본인이 의사를 내놓은 게 없는데 어떡합니까?
◆ 이윤성> 그렇죠. 이제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평상시에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라는 걸 작성해 둘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장기기증 서약서처럼?
◆ 이윤성> 맞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작성해 두면 그러면 갑자기 의식을 잃더라도 그리고 그게 등록되어 있으면. 물론 가능성은 그걸 작성했던 때 이후에 생각이 바뀌었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이분이 이런 뜻을 가지고 있었구나라고 가족이나 의사들이 추정할 수가 있고요. 두 번째는 가족들이 우리 어머니는 평상시에 TV나 이런 걸 보고서 또는 친구를 문병 갔다 와서 나는 그런 것 싫다라는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고 가족의 2명 이상이 그렇게 진술해 주시면 의사들이 보기에 현재의 상태가 회복 가능하지 않고 이런 상태라고 인정이 되면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보류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서서히 나빠지는 경우 말고 갑자기 어떤 사고에 의해서 쓰러졌다거나 연명치료를 들어갔을 경우는 본인이 예전에 써놓은 의향서. 그것도 안 써놓으신 경우인데 가족 2인 이상이 우리 가족은 이분은 연명치료 중단을 원래 원했었다. 건강할 때 원했었다라고 증언을 해 주면 된다? 유효기간 같은 건 없어요, 의향서에. 그러니까 아주 젊었을 때 써놓은 것도 계속 유효합니까?
◆ 이윤성> 계속 유효합니다. 단지 도중에 언제라도 바꾸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철회할 수 있고. 가족 2인 이상이 혹시 거짓말을 할 가능성, 그런 가족이야 드물겠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요, 거짓 증언을 할?
◆ 이윤성> 그럴 가능성도 있죠. 그런 가능성도 있어서 의사가 그 얘기를 듣고 판단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객관적인 증거나 그런 것들을 요구하게 되고요. 그럴 때는 의사는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야 되고 그때 중요한 건 의학적 상태입니다.
◇ 김현정> 의학적 상태. 정말로 회복 불능인가 이것을 판단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 말씀이세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법이 악용될 소지를 여전히 걱정하는 분들 계세요. 계세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의료진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의료진이 오판을 할 가능성, 이런 것도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판단하면 아무래도 오판할 가능성도 높고 그래서 두 사람 이상이 판단하도록 했고요. 그리고 가능하면 어려움이 있으면 병원의 의료윤리위원회에다 이 사정을 얘기해서 여러 사람이 같이 판단할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시범사업 한 후에는 결정이 번복될 수도 있는 겁니까? 아니면 이대로 시행 되는 건가요?
◆ 이윤성> 이 법이 통과될 때 국회의원 한 분 빼놓고 모두 찬성해 주신 법이고요. 그리고 오랫동안 사회적 합의를 여러 단계를 거쳐서 만든 법이고 해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저희가 정한 기준이 굉장히 보수적으로 정한 법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렇네요.
◆ 이윤성> 그래서 이게 바뀌거나 그럴 일은 없고요. 단지 시범사업을 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적용이 될 때 혹시 어떤 불편이 있거나 오류가 있으면 미리 좀 고쳐보자 하는 의미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환자 위주의, 정말 환자의 존엄을 위해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윤성>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설립추진단장을 맡고 계신 이윤성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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