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트럼프 파고 넘을까...美 ITC서 공방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2017-10-20 04:03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월풀 "삼성 LG, 나라 옮겨가며 규제 회피" vs 삼성.LG "세이프가드 미국에도 도움 안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삼성과 엘지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장규석 워싱턴 특파원)

 

“미국 통상법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는 삼성과 엘지(LG)의 세탁기가 미국 세탁기 산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월풀)” “무슨 소리... 혁신제품의 수입을 막으면 미국 산업의 혁신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아울러 미국 내 가전공장 투자도 어렵게 된다.(삼성.엘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사무소에서 개최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공청회에서 청원자인 월풀과 피청원자인 삼성.엘지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전 10시에 개최된 공청회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으며, 오전에는 월풀 등 미국 가전 업체들이 주로 공격에 나섰다. 이미 ITC로부터 삼성과 엘지의 가전용 세탁기가 미국 국내 세탁기 제조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만장일치 판정을 받아 놓은 상황에서, 월풀의 기세는 등등했다.

월풀은 삼성과 엘지가 국가별로 부과되는 반덤핑 제재를 피해 한국->중국->베트남.태국으로 나라를 옮겨다니며(country hopping) 공장을 짓고 미국에 세탁기를 수출해 미국의 통상법을 교묘히 위반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미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원산지와 관계없이 50%의 고율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에 공장을 세워놓고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해 원산지 규정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탁기 부품에도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풀은 세탁기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를 통해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주에 각각 가전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삼성과 엘지의 차기 행보에도 족쇄를 채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과 엘지는 월풀의 공세에 맞서 삼성과 엘지가 생산하는 ‘플렉스 워시’ 등 혁신 제품은 월풀이 생산하지 않는 제품으로 미국 업계가 이로인한 피해를 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역공에 나섰다.

또 세이프가드 발동은 장기적으로 혁신 제품을 가로막아 미국 제조업의 혁신 경쟁을 약화시키고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부작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완제품 외에 부품에까지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릴 경우, 미국 가전 공장 투자에도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적극 피력한 것.

실제로 이날 공청회에는 삼성의 가전공장을 유치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와 엘지 가전공장이 들어설 테네시 주의 밥 롤프 상공부 장관 등이 참석해, 세이프 가드 발동의 부당성을 직접 호소하기도 했다.

삼성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3억8천억 달러를 투자해 내년 초부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엘지는 2억5천억 달러를 투자 2019년 중 세탁기 생산공장을 가동할 예정인데, 이런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을 적극 알렸다.

이번 공청회에는 우리 산업부와 외교부 등에서 대거 대응팀을 꾸려 참석했으며, 우리 정부 측에서는 월풀 측이 주장하는 50%의 고율관세가 부과되면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해 힘을 보탰다.

이날 공청회 이후 ITC는 다음달 21일까지 고율관세부과 저율관세할당 등의 구제조치 여부를 판정하게 되며, 12월 4일까지 해당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로부터 60일 이내에 구제조치를 결정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을 저지하기 위해 WTO 세이프가드 위원회에 세탁기와 태양광 세이프가드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개진하는 한편,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주정부, 미 의회 관계자, 베트남 정부 등 우호세력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