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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국정교과서 '찬성 부풀리기' 실태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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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편찬기준(안)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부가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당시 국민여론을 수렴하면서 '국정화 찬성'쪽에 유리하도록 의견을 집계한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2일 교육부가 국정화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접수한 뒤 찬반 의견서의 숫자를 세는 과정에서 찬성 의견은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교육부는 국정화 찬성 의견 건수는 개인과 단체를 합쳐 1만 4882건이며 국정화 반대 의견 건수는 7113건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건수를 세는 방식이 의견서 한장에 여러 명이 연기명 서명하는 방식이면 한건으로 계수됐다"며 "국정화 반대 의견쪽이 이런 형식의 의견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국정화 찬성 쪽은 수기(手記) 형식이 아닌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가 많았고 의견서 한 장에 한 사람씩 서명하는 방식이어서 모두 한 건씩으로 계수됐다"고 밝혔다.

결국 이런 방식으로 계수를 하다 보니 찬반 건수에서는 국정화 찬성 의견 건수가 반대 의견을 앞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찬반 의견서를 다시 검토해본 결과 찬성 의견서는 내용이 비슷한 것이 많았다"며 "표본조사한 2만 8천여건의 찬성 의견서를 내용별로 따져 보면 36건에 불과하다"며 "만약 찬반 쪽에 똑같은 기준이 적용됐다면 찬성 의견이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출 '건수'가 아닌 제출 '인원' 기준으로 봐도 찬성 쪽에 유리하도록 발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교육부는 찬성 의견을 제출한 인원은 15만 2,805명이며 이 가운데 2,989명은 익명이거나 주소, 전화번호가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국정화 반대 의견은 32만 1075명이 제출했지만 13만 5221명은 이름 또는 주소,전화번호가 불분명하다고 발표했다. 찬성 의견서에 비해 반대 의견서의 결함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처럼 설명한 셈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다시 찬반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제출 인원도 찬성 쪽에 유리하도록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찬성 의견서 가운데 '차떼기'로 제출한 의견서 2만 8천여장을 재검토한 결과 동일인, 동일주소지 의견서를 빼면 실제 의견서 제출 인원은 3천여명 정도"라며 "이같은 비율로 봤을 때 찬성 의견서 제출 실제 인원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정화 찬성의견이 부풀려진 것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고의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견 수렴 마지막 날 3차례에 걸쳐 의견이 접수됐다"며 "낮에 접수된 두 차례의 의견은 차분하게 계수할 수 있었지만 밤에 접수된 '차떼기' 의견서는 직원 200여명이 동원돼 계수하는 바람에 정확한 기준에 의해 계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차떼기 의견서) 계수 당시 직원들이 여러 부서에서 나왔는데도 계수 기준을 복사해 공유하지도 않았고 누가 계수 기준을 명확하게 지도한 것도 아니었다"며 "이렇다 보니 계수하는 사람에 따라 계수 기준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차떼기 의견서 계수를 지시한 당시 김 모 학교정책실장(퇴직)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CBS노컷뉴스는 김 전 실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통화했으나 김 전 실장은 "통화할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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