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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에게 유럽 원정 2연전은 버리는 경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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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불편했던 신 감독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과 코치진 후보 면접 등을 마치고 15일 오전 영종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선수들의 사기는 곧 경기력으로 연결된다. 또 좋은 경기력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지 못하면서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최악의 결과표를 받아들었다. 더 큰 문제는 신 감독의 이후 발언으로 인해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의 사기가 더 바닥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모로코와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신 감독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공항에서 신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모)의 시위를 의식해 돌연 기자회견 장소를 축구회관으로 변경했다.

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라면서 "공항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불상사가 일어나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도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K리거를 제외하고 해외파로만 선수단을 꾸린 축구 대표팀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4, 1-3 패배를 연달아 맛봤다. 전술과 조직력을 가다듬고 여러 실험을 해보는 평가전이었지만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신 감독은 "인정할 것은 분명 인정한다.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면서도 "K리그와 상생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협조를 위해 해외파로만 대표팀을 꾸렸다.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고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들도 뛰다 보니 경기 내용이나 수비 조직력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고 털어놨다.

모로코와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섰던 태극전사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 감독은 이어 "유럽 2연전은 냉정히 말하자면 반쪽짜리 선수들이었다. 11월부터는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대표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할 계획이다"라며 "선수들에게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상적인 멤버가 아니다 보니 선수들에게 그런 부분을 더 강하게 주입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정말 위험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의 투지는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수비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국민들의 쓴소리도 적잖았다. 하지만 적어도 대표팀 감독이라면 선수들을 '반쪽짜리'라고 표현해서는 안됐다.

K리거가 빠진 해외파였지만 모두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다. 신 감독부터 '정상적인 멤버가 아니었기에 정신력 부분을 더 강하게 주문하지 못했다'라고 뱉은 말은 대표팀에 모은 선수들을 '비정상적인 멤버'로 만들 꼴이 됐다.

신 감독의 이같은 발언으로 인해 11월에는 소집되는 선수들은 '정상적인 선수', 부름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은 '비정상적, 반쪽짜리인 선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경기력 극대화를 꾀해야 하는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선수들이 받을 상처는 더 클 전망이다.

신 감독은 "이번 2연전을 통해 많은 것은 배웠다.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도 그릴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선수 구성으로 과연 어떤 부분을 깨우쳤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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