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그룹이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 투명화하기 위해 추진한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12일 공식 출범했다.
신동빈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으면 1인 체제를 공고히 했지만, 여전히 일본롯데의 영향력에서는 벗어나지는 못했다.
◇ 순환출자고리 상당부분 해소…"지주사, 직접 투자도 고려"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롯데지주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지주 출범은 국민 앞에 약속한 '투명 경영'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롯데그룹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91개 중 유통.식품 분야 등 42개사를 편입했다.
한국 롯데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분이 다른 3개사의 투자회사를 흡수했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는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임병연 롯데그룹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은 "향후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부분 등을 편입해 지주회사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는 별도 사업 운영 없이 자회사 지분을 보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출범했지만 직접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임병연 부사장은 "신성장 동력과 해외유망사업 등엔 지주회사가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사내이사로는 이봉철 부사장이 선임됐다.
롯데지주의 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5명이다.
자산은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30.1%다.
롯데지주는 이날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 신동빈 회장 13% 개인 최대주주…공고해진 경영권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50개에서 13개로 크게 줄었다.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가 상당부분 직렬구조로 단순화됐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의 지분 13.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도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는 한국 롯데 계열사와 롯데재단 지분은 총 42%에 달한다.
신격호 명예회장(3.6%),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0.3%), 일본 롯데홀딩스(4.5%)는 이에 한참 못미친다.
오성엽 롯데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은 "신동주 부회장 측에서 주식매수 청구를 통해서 지분 대부분을 정리한 만큼 (신동빈 회장의)롯데그룹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고 했다.
◇ '일본롯데 지배' 호텔롯데는 난제…금융계열사도 매각.합병해야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고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머물고 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의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율을 60%선으로 낮출 계획이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 실적 악화가 걸린돌이 되고 있다.
기업가치가 떨어져있어 당장 상장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90여개의 국내외 롯데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등을 순환출자 형식으로 지배하고 있다.
지주회사 아래에 둘수 없는 금융계열사 처리도 숙제다.
현재 롯데그룹은 8개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금상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지배할수 없어 편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때문에 지주회사 밖에 있어 금산분리로부터 자유로운 호텔롯데가 이들 금융계열사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봉철 부사장은 "2년 내에 금융계열사의 매각 또는 분할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