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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골단은 사라지고 'DJ·노 청산'만 외친 홍준표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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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청산' 대신 '김대중·노무현 청산에 매몰돼 환골탈태 실패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각오로 우리 스스로를 혁신하자"

지난 7월 3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자원봉사 현장에서 개표 결과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된 홍준표 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 취임 일성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홍 대표의 취임 100일을 맞은 한국당 모습을 보면 그 결과가 초라하다.

인적 혁신은 시간이 걸린다고 치더라도 가시적인 정책 혁신이 없고,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의 실정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자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더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까지 끌어들이는 모습에 오히려 구태정치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3일 홍준표 당시 당권 후보는 '대선 패배 후 칩거'라는 관행을 깨고 다른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정계로 복귀했다. 홍 대표는 무너진 보수우파를 재건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자기 자신이라고 강조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홍 대표가 내걸었던 혁신은 세 가지였다. 인적혁신·조직혁신·정책 혁신 등이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히며 "단칼에 환부를 도려내겠다", "오직 국민만 보자", "정책도 법률도 예산도 국민의 목적에서 생각하자"는 발언을 쏟아냈다. 실제 홍 대표는 빠르게 혁신위를 구성했고 자기 자신도 혁신의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극우 학자로 평가받는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혁신위원장으로 결정될 때부터 한국당의 혁신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 위원장은 혁신위의 첫 공식 일정에서 탄핵 불복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하는 등 당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단칼에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말에 포함됐던 인적 혁신, 즉 친박청산 문제도 '단칼'이 아닌 몇 번의 칼질로 지지부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위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한 것은 약 한 달 전이지만 홍 대표가 직접 나서 징계의 시행 시점을 10월 중하순으로 미뤘다.

친박 출당이 보수 통합을 위한 포석이라는 이유로 바른정당에서도 정치공학적,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가운데 친박계의 반발에 밀려 출당의 시점도 뒤로 늦추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게 됐다. 당내에서는 "처음 2~3달 동안 혁신을 못 하면 앞으로도 못 하는 것"이라는 불신도 나왔다.

이같은 한국당이 최근에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연일 화두로 올리고 있다. 한국당의 인적 청산은 뒤로 하고 대신에 김대중·노무현 정권 공격에 몰두하는 셈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 대표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을 직접 언급하며 "64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가 가져가고 100만 달러는 권양숙 여사가 가져간 것 아니냐"며 "유족들도 공범이다. 유족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족, 특히 권양숙 여사의 경우 공소시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어 정우택 원내대표는 연휴 직후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5대 신적폐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을 철저히 할 방침이지만, 신적폐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 10년의 원조 적폐에 대해서도 그 뿌리까지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적폐 청산에 정치 보복으로 맞서고 있는 홍 대표는 연휴 직후에는 현 정부의 '정치 사찰'을 주장했다가 관계 기관이 반박성 해명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9일 "수행비서의 휴대폰 통신조회를 군·검·경 등 5곳에서 했다"며 "무슨 의도로 통신조회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지만, 하루 뒤인 10일 경남지방경찰청은 "수사가 진행 중이던 사건 당사자와 홍 대표의 수행비서가 통화한 기록이 있어 확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MBC 김장겸 사태 당시 정기국회 보이콧 등을 통해 홍 대표가 10%대에 머물던 한국당의 지지율을 최근 20%까지 올려놓는 등 '보수 결집'에서는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도 나온다. C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9월 4주차 기준 전 주보다 2.9%p 오른 20.0%로 집계됐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기 위해 오는 23일부터 4박 6일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11월 초 당협위원장 교체 등 당 혁신과 보수통합 등 당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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