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스플릿에 오른 6개 구단 서울 황선홍(왼쪽부터), 울산 김도훈, 전북 최강희, 제주 조성환, 수원 서정원, 강원 박효진(대행)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상위 스플릿 공공의 적은 역시 선두 전북 현대였다.
33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전북은 19승8무6패 승점 65점으로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3위 울산 현대(이상 승점 59점)에 승점 6점 앞서고 있다. 전북의 전력을 감안하면 5경기 승점 6점은 뒤집기 쉽지 않은 격차다.
10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나머지 5개 팀 감독들도 전북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결국 전북을 잡기 위한, 이른바 연합군이 형성됐다.
2위 제주 조성환 감독이 포문을 열었다. 조성환 감독은 "상위 스플릿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전북과 승점을 좁혀 경쟁 구도를 끌어가야 했는데 지난 8일 맞대결에서 졌다"면서 "5경기가 남았으니 나머지 팀들이 연합 공격으로 전북을 잘 견제해줄 거라 생각하고, 나머지 5경기 전승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나머지 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제주는 전북과 승점 3점 차에서 스플릿 전 마지막 33라운드를 치렀다. 이기면 승점 차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0-1로 졌다. 뼈 아픈 패배였다.
조성환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참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고, 이후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무뎌졌다"면서 "오히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지난 전북전이다. 선수들의 간절함을 느꼈다. 상실감을 이겨내고 최선을 다하겠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역시 승점 6점 차 3위인 울산 김도훈 감독도 연합군을 강조했다.
김도훈 "두 경기 차보다 조금 더 된다. 골득실이 플러스가 된 지 얼마 안 됐다. 승점 6점 차가 아니라 7점 차라고 생각한다"면서 "전북을 상대로 승점을 쌓아야 한다. 또 다른 팀들도 전북 견제가 이뤄졌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조성환 감독과 김도훈 감독 모두 전북을 꼭 잡고 싶은 팀으로 꼽았다. 조성환 감독은 "5경기에서 승점을 좁혀야 하니 전북을 꼭 잡겠다"고 말했고, 김도훈 감독은 "전북을 이겼을 때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고 웃었다.
전북의 상위 스플릿 첫 상대인 서울 황선홍 감독도 "연합군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전북의 첫 상대다. 첫 스타트를 잘 끊겠다. 열심히 해서 마지막까지 K리그를 흥미롭게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북에게 화살을 돌렸다.
전북은 15일 FC서울을 시작으로 22일 강원FC, 29일 제주, 11월5일 울산, 11월19일 수원 삼성을 차례로 만난다.
정작 전북 최강희 감독은 담담했다.
일단 승점 6점 차 여유가 있다. 게다가 5경기 중 3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전북은 홈에서 10승3무3패로 원정(9승5무3패)보다 조금 더 강했다.
최강희 감독은 "(연합군 형성에) 절대 화나지 않는다. 그 정도는 우리가 견뎌야 한다. 우승을 위해서는 상대 견제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분위기 등 우리가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우승을 다투는 제주, 울산전은 꼭 이기고 싶다. 개인적으로 203승을 하고 싶다. 3승은 우승 마지노선인데 거기에 제주와 울산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