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박종민 기자)
사면초가에 몰린 신태용호가 러시아를 만난다. 과정은 물론 결과까지 중요한 일전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밤 11시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신태용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 2연전을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두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게다가 거스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이다. 월드컵에 앞서 전력을 가다듬는 경기다. K리거 소집까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럽 2연전은 그야말로 테스트 성격이 짙다. 그런데 최근 여론 때문에 과정과 결과가 모두 중요한 평가전이 됐다.
신태용 감독도 유럽 2연전(10월7일 러시아, 10월10일 모로코) 출국에 앞서 "이번 유럽 2연전은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한 만큼 두 가지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평가전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에 앞서 K리거들을 조기 소집했다. 당시 조기 소집 탓에 이번 유럽 2연전에 K리거들을 소집하지 못했다. 23명 명단을 모두 해외파로 꾸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전술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변칙 포메이션으로 러시아를 상대할 계획이다. 윤석영(가시와 레이솔)마저 부상을 당해 측면 풀백 자원이 부족하다. 신태용 감독은 앞선 최종예선에서 쓰지 않았던 스리백으로 러시아를 상대할 계획이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다 보니 변형된 포메이션을 들고나와야 한다. 선수들도 새로운 전술에 맞춰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두 가지 포메이션을 놓고 고민 중이다. 윤석영의 부상으로 풀백 자원이 없는 상황. 현지 적응 훈련을 통해 스리백을 기본으로 3-4-3, 또는 3-4-1-2 포메이션을 시험했다.
몇몇 해외파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유럽 2연전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해외파 공격수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나 다름 없다.
테스트라고 하지만, 신태용 축구를 보여줄 의무도 있다. 최종예선 2연전은 신태용 축구를 보여주기보다는 무실점, 쉽게 말해 지지 않고 월드컵에 가는 축구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 평가전은 신태용 감독이 그동안 추구했던 '공격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 신태용 감독도 출국 전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도 "러시아는 수비가 워낙 강하다"면서도 "득점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결국 축구는 골로 이야기한다. 골을 넣기 위한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