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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다시 '최강 KIA' 정규리그 우승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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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사진 왼쪽)가 3타점 활약을 펼친 KIA가 kt와의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8년만의 KBO 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제공=KIA)

 


KIA 타이거즈는 1년 내내 '지고 있으면 질 것 같지 않지만 이기고 있으면 왠지 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야구를 펼쳤다. 선발과 타격은 강했지만 불펜이 불안했다. KIA의 2017시즌 레이스도 느낌은 비슷했다. 올스타전 이전까지 2위에 8경기차, 5위에 13경기차 앞선 압도적인 1위였지만 뒷심이 부족해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피말리는 우승 경쟁을 펼쳤다.

KIA가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었다. KIA는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0-2로 승리해 2위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최종 1위를 차지했다.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KIA는 시즌 전적 87승56패1무를 기록해 자력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IA가 정규리그를 제패한 것은 2009년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역대급 화력' 폭발적인 방망이

KIA의 올해 팀 타율은 0.302. 웬만한 타자 한명의 기록이라고 해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준인데 타자 전체가 1년동안 쌓은 기록이다.

KIA는 KBO 리그 역대 4번째로 한 시즌 3할대 팀 타율을 달성했다. 구단으로는 1987년, 2014년, 2015년에 3할대 팀 타율을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두 번째다.

KIA의 방망이는 시즌 내내 뜨거웠다. 특히 6월27일 삼성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상대하면서 수립한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 행진은 일본프로야구(4경기)와 메이저리그(7경기)의 역사를 뛰어넘는 한미일 신기록이다.

KIA는 이 기간 평균 13.9득점, 팀 타율 0.420, 출루율 0.462, 장타율 0.703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KBO 리그 사상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의 영입은 기막힌 한수였다. 26홈런, 120타점을 올리며 4번타자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선수 버나디나는 초반 슬럼프를 이겨내고 '27홈런-32도루'를 올렸다. 한동안 1할대 타율에 머물다 결국 3할에 도달한 김주찬의 반전도 놀라웠다.

수비만 잘해도 '평타는 했다'고 평가받는 키스톤 콤비는 공격에서도 뛰어난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유격수 김선빈은 타율 0.372로 타격왕에 올랐고 2루수 안치홍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최종 21홈런)를 넘어서며 팀에 기여했다.

KIA의 우승 경기를 책임진 외국인투수 헥터가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KIA)

 



◇32년만에 등장한 20승 원투펀치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장기 레이스를 치르기가 수월해진다. KIA에는 올해 KBO 리그를 대표할만한 선발투수를 2명이나 보유했다. 나란히 20승 고지를 밟은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다.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양현종은 1995년 LG 이상훈에 이어 국내 선수로는 22년만에 선발 20승을 달성했다.

이어 헥터는 3일 kt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20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KIA는 김시진과 김일융이 나란히 25승을 달성한 1985년 삼성 이후 무려 32년만에 동반 20승을 거둔 원투펀치를 배출한 팀이 됐다.

헥터는 개막 14연승 무패행진을 질주하며 KIA의 초반 상승세를 견인했다. 양현종은 올해 20승으로 통산 107승을 쌓아 타이거즈 역사상 처음으로 100승 고지를 밟은 좌완투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KIA는 뒷문 불안으로 인해 고전했다. 선발마저 무너졌다면 정규리그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축을 담당하며 8승(6패)을 올린 임기영, 후반기 들어 살아난 팻딘 등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한 KIA의 선발진은 리그 최정상급 수준을 시즌 내내 유지했다.

KBO 리그 사상 처음으로 FA 100억원 시대를 열고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 KIA 최형우 (사진 제공=KIA)

 



◇과감한 투자와 트레이드의 성공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 세계에서는 투자하는 팀이 성공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KIA는 아주 좋은 예를 남겼다. 올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형우의 영입, 나지완과 양현종의 잔류를 위해 쏟아부은 FA 투자 금액이 무려 160억원을 넘었다.

그 흔한 'FA 먹튀'는 KIA에 없었다. 최형우는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을 쓸어담았고 나지완도 27홈런, 94타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양현종 역시 다승왕에 오르며 FA 모범생이 됐다.

시즌 초반 SK와의 4대4 트레이드는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 KIA는 리드오프(이명기)와 주전 포수(김민식)를 한꺼번에 얻었다. 이명기는 타율 0.332를 올리며 활약했고 특히 최종전에서 3타점 활약을 펼쳐 팀에 보답했다. 김민식은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 등을 뽐내며 인상깊은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반 넥센에서 데려온 지난해 구원왕 김세현은 불안했던 불펜의 희망으로 우뚝 섰다. 특히 9월 중순 이후 4세이브를 수확, KIA의 막판 순위 경쟁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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