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톡톡(http://toktok.io) 홈페이지 캡쳐 국회톡톡(http://toktok.io) 홈페이지 캡쳐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필요한 입법을 제안 하도록 하는 시민입법 플랫폼 '국회톡톡(http://toktok.io)' 1호 법안이 곧 탄생할 예정이다.
회사에서 일한 지 1년이 되지 않는 신입사원과 복직자에게도 최대 11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가결됐다.
1년 미만의 신입사원과 복직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평범한 워킹맘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근로기준법 연차 휴가 기준에 따라 1년을 만근(滿勤)하지 않은 임직원에게는 연차가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에 부딪혔다"며 "워킹맘의 연차는 대부분 아이를 위해 사용하는데, 연차가 없다는 상황이 막막하다"며 '국회톡톡'을 통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지난해 10월 요청했다.
이 제안에 1,800여명의 시민들이 지지를 보냈고, 2주 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관심을 보이며 개정안 마련에 나서면서 상임위 의결까지 거치게 됐다. 이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톡톡(http://toktok.io) 홈페이지 캡쳐-시민들이 법안을 제안하면 해당 제안에 관심을 보인 국회의원들을 연결시켜주는 입법플랫폼이다. 국회톡톡
'국회톡톡'은 시민의 입법 제안이 국회의원을 통해서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과 의원을 매칭하는 온라인 시민입법 플랫폼이다.
입법청원제도가 있지만 입법과정의 복잡함과 접근이 어려운 이유 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실제 지난 19대 국회에서 입법청원안 227건 가운데 실제 통과된 법안은 2건에 불과할 정도로 유명무실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정치참여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정치 스타트업 '와글'이 온라인 개발자 조합 '빠흐티',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와 함께 개발해 지난해 10월 5일부터 시행됐다.
절차는 간단하다. 시민이 국회톡톡 홈페이지에 제안 법안과 이유 등을 설명하면 그 글을 본 시민들이 '지지'를 표시한다. 지지의견이 천 건이 넘으면 운영자가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들에게 해당 제안을 메일로 발송한다. 이들 의원들 중에 입법의지를 밝히며 관심을 표하면 매칭(연결)이 진행 된다.
아이디어 제안자·지지 시민· 매칭 의원과의 오프라인 모임도 개최하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와글에 따르면 론칭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1년 동안 시민제안은 395건으로 천 명이상의 시민이 지지를 표시해 매칭이 시도된 제안은 19건이다. 19건 가운데서도 의원매칭까지 성공한 제안은 8건이다.
앞서 소개한 신입사원 유급휴가 외에 디지털성범죄 예방을 위한 '몰카 판매 금지'와 '표준이력서법제화' 등도 '국회톡톡'에서 제안됐다. 이들 제안은 최근 당·정이 디지털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정부에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 하는 등 현실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회톡톡 관계자는 "정부를 상대로 '무엇을 외친다, 요구한다'에서 끝나는게 아니고 피드백 되는 과정을 보면서, 자발적인 동력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육성이나 임신중단 합법화와 같이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법안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의 경우에는 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몇몇 의원들이 필요성과 취지에 공감을 하면서도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더미래연구소 관계자는 "이제 도입된 지 1년여밖에 안됐기 때문에 성과가 축적되면 의원들의 참여도나 관심이 더 높아지고, 제안하는 법안이나 매칭되는 법안들도 다양해질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