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행정관은 최씨 조카 이모씨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를 개통해 준 인물이다.
아동용 문구류를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2013년 1월초 최씨의 전화연락을 받았다.
당시 최씨는 "인수위에서 일 할 수 있냐"고 물었고, 김 전 행정관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최씨는 "뭘 고민해. 우선 일해보고 계속 일할지 나중에 결정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에서 일 하려면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며 "태블릿PC는 네가 만들어 줬다면서?"라고 덧붙였다.
김 전 행정관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2012년 6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태블릿PC 요금납부를 자신의 개인명의로 바꿨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이 "검찰 조사 당시 '이춘상 보좌관이 최순실씨에게 태블릿PC를 사용하게 했다면, 제가 얼마되지 않는 요금을 납부해도 될 것 같았다'고 진술했죠"라는 질문에 그는 "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03년 최씨 조카 이씨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의원시절 보과관인 고(故) 이춘상 보좌관을 소개받았다.
또 2012년 가을쯤 이 보좌관을 통해 최씨를 소개받았고, 같은해 12월 이 보좌관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최씨는 펑펑울며 "○○(조카 이름)이 이모다. 이 보좌관 어떻게 됐냐"고 김 전 행정관에게 물었다.
한편 김 전 행정관은 인수위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까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