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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고 유가족 "도비탄? 말도 안 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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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중간 조사발표에 '분노'… 국군수도병원 분향소 "내 자식 살려내" 오열

지난 26일 강원도 철원 6사단 예하 부대 사격장 인근에서 총탄에 맞아 숨진 이모(22) 일병의 임시 분향소가 차려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사진=신병근 기자)

 

"군은 (모든 사실을) 다 묻으려고 '도비탄'으로 몰고 가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수사결과를 내라."

27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만난 윤모(46)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군 당국의 중간 수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지난 26일 강원도 철원군 6사단 예하부대 사격장 인근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진 이모(22) 일병의 외삼촌으로, 현재 이 일병 시신은 수도병원에 안치돼 있다.

군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장례 장소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이 일병의 임시 분향소는 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상태이다.

인터뷰 요청에 어렵게 입을 뗀 윤씨는 조카인 이 일병이 부대 복귀 중 사격장에서 날라온 '도비탄'에 맞아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육군의 입장에 분개했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것을 가리킨다.

이날 사고 발생 부대에서 현장감식에 동참한 윤씨는 "국방부는 어쩔 수 없는 사고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며 "도비탄은 딱딱한 곳에 맞아 튕기는 건데, (국방부 추정대로라면) 탄알이 찌그러져 있어야 되는데 엑스레이 상으로는 탄알이 거의 깨끗하게 (이 일병의) 관자놀이 쪽에 있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이 망자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데 너무 화가난다"며 "솔직한 심정은 (사고 당시) 잔탄, 남은 실탄을 다 소모해야 하는데 그걸 했을거라 본다"고 밝혔다.

윤씨는 또 해당 부대의 기강 해이와 지휘관의 부실한 사격 통제 등을 문제 삼으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어떤 하나의 결과에 맞춰지는 수사를 하지 말고, 망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달라"며 "(조사에) 따른 책임자를 처벌하고, 부족한 군시설물이나 안전상 문제가 있으면 즉시 시정하는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 "침통한 심정… 자식 잃은 부모가 어디 좋을게 있겠어요"

이날 분향소에는 사고 소식을 듣고 전남 목포에서 올라온 이 일병의 아버지 이모(52)씨와 어머니 윤모(49)씨 등 유족들이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이름을 부르짓고 있었다.

아들의 영정사진을 지키던 이씨는 "정말 침통하다. 어떤 부모가, 자식 잃은 부모가 좋을 게 있겠나. 잘했든 못했든 내 자식인데 (침통한 심정은) 똑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윤씨는 주저앉은 채 "우리 아들…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어머니를 부축하던 이 일병의 동생 이모(17)군도 멈추지 않는 눈물만 훔치고 있었다.

교복 소매로 눈물을 닦던 이군은 "늘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던 형이었는데… 내게 형은 정말 소중했다"며 "형의 사망 소식이 갑작스러워 당황스럽고 화가난다"며 "우리형이 억울하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일병의 대학 친구들도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충남 당진 세한대학교에서 실용음악과 뮤직비즈니스를 전공하다 올해 초 입대한 이 일병은 학교에서 리더십 있는 학생으로 알려져 따르는 동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 친구도 이 일병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군 당국의 정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 일병의 학교 후배 김모(22·여)씨는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다른 것 없이. 군에서 솔직히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처음부터 '도비탄'이라고 했으면 믿었을텐데 말이 계속 바뀌니까 못 믿고 있다. (친구가) 편하게 쉴 수 있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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