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SMT SEOUL에서 배우 임윤아의 '왕은 사랑한다'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진=박종민 기자)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는 다재다능한 10대 소녀들을 내세운 다인원 아이돌 그룹으로 초기부터 주목 받았다. 가장 먼저 데뷔 티저가 공개됐던 윤아는 '연기' 멤버로,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9회말 2아웃'에서는 얄밉지만 들어보면 틀린 말은 없는 배우 신주영 역을,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널리 얼굴을 알리게 된 '너는 내 운명'에서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 장새벽 역을 맡았다.
'신데렐라 맨', '사랑비', '총리와 나' 등 후속작에서도 윤아가 맡은 캐릭터는 대개 비슷했다. 당당한 구석이 있지만 발랄하고 허당끼도 있는 여주인공을 주로 연기해 왔다. 지난해 방송된 'THE K2'에서의 고안나 역에서부터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됐다. 대선 후보의 혼외자녀, 오랫동안 수녀원에 갇혀 있어서 생긴 폐쇄공포증 등 어두운 면이 많은 캐릭터에 도전한 것이다.
올해로 꼭 데뷔 10년을 맞았지만 아직 거쳤던 작품과 캐릭터 면에서는 배워 나가야 할 게 많다고 말하는 윤아는, 사랑스러움이 돋보이는 로맨틱코미디에서부터 특히나 팬들이 원하는 전문직 드라마까지 좀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 했다.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이하 '왕사')에서 강단 있고 지혜로우면서도 장난꾸러기 같은 매력까지 갖추고 있던 은산 역으로 활약한 배우 임윤아를,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SMT SEOUL에서 만났다.
(노컷 인터뷰 ① '왕사' 윤아 "원, 린 중 누구 좋아하는 건지 저도 헷갈렸다")일문일답 이어서.
▶ 평소 인터넷 댓글 같은 반응도 보나. 드라마를 찍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반응이 뭔지 궁금하다.
제일 재미있었던 건, 제가 팬 싸인회를 했는데 팬분들이 와서 "언니, 저는 원산이에요", "저는 린산이에요"라고 하시는 게 너무 재밌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만 할 수 있는 거라서. 결국에 누구랑 되는 거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 안 알려줬어요. (웃음)
▶ 연기할 때 조언을 얻는 동료 선후배 배우들이 있나.작품 들어가면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과 제일 많이 얘기하는 편이고 거기서 도움을 받는 편이다. 촬영할 때도 얘기하면서 한다. 촬영하기 전에는… 딱 누구를 집어서 매번 상의한다기보다는,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게 생기거나 했을 때 조언해 주실 분들은 몇 분 있다. 그런데 괜히 저로 인해 이름이 거론돼서 기사에 나실까봐… (웃음) 우선은 윤아(송윤아) 언니. 손예진 언니에게도 많이 얘기 많이 했는데 자기 경험을 많이 얘기해 주셨다. 현빈 오빠도 그렇고.
▶ 영화 '공조'에서 코믹연기가 무척 재밌었고 호평받았는데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도 궁금하다.'왕사'에서도 그런 씬이 있었다. 후라타이(김재운 분)랑 같이 작전을 펼치는데, 제 이름이 쓰인 공녀 명단을 몰래 훔쳐서 빼내는 장면이었다. 거기서 산이가 (극중에서) 일부러 연기를 한다. 이 장면이 현장 스태프, 배우들에게 반응이 되게 좋은 거다. 되게 사랑스럽게 나왔다면서. 시완 오빠(임시완)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너는 차기작을 로코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다음에는 그런 사랑스러운 로맨틱코미디 같은 것도 해 보고 싶다.
배우 임윤아 (사진=박종민 기자)
▶ 평소에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보면서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는지.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로맨틱코미디 장르였던 것 같다. 되게 그런 작품들을 많이 봤다.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작품이 정현정 작가님의 '연애의 발견'이다. '로맨스가 필요해'도 봤고. (주변 분들이) "너도 이런 거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얘기를 해 주셨다. 그리고 일본·중국 영화, 드라마 등 해외 작품도 많이 보는 편이다.
▶ 팬들은 특히 전문직 드라마 출연을 원하고 있던데.가운을 입거나? (웃음) 팬들이 진짜 원하시더라고요. 가운을 입을 수 있는 작품(의학드라마)도 많이 있었는데 (웃음) 더 좋은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다. 저한테 좀 더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제게 어울리는 캐릭터라면 직업은 상관없이, 할 것 같다. 근데 진짜 의사 역할은 어렵다고 하더라. 사극도 용어가 어렵지 않을까 고민이 있었는데 막상 해 보니까 전문직도 재밌을 것 같더라. 저의 도전 리스트에 넣어놓겠다. (웃음)
▶ 혹시 지금 얘기 중인 차기작이 있나.작품이 들어와서 보고는 있는데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많더라. 일단 지금은 좀 더 기다려보고 있다.
▶ 과거에는 소녀시대 활동이 워낙 바빠서 급하게 드라마에 투입된 적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주도적으로 작품 선택을 하고 있는지.정말 예전에는 그런 적도 있었지만 시스템이 바뀌어서 이제 그런 일은 전혀 없는 편이다. 제가 '공조'와 'THE K2' 하기 전 2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공조', 'THE K2', '왕사' 같은 경우는 제가 주도권 쥐고 한 작품이었다. (회사와) 상의는 많이 하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작품들이다. 시켜서 하고 그런 건 전혀 없다.
▶ 지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도 10년이 됐지만 아직 작품수가 적어서 앞으로도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배우 윤아는 어떤 부분이 성장했나? 앞으로 10년 동안 키우고 싶은 부분은?말 좀 해 주세요. 알고 싶어요. (웃음) 무슨 성장이 있었을까요? 글쎄요. 매번 할 때마다 뭐든 어려운 게 있는 것 같다. 10년 동안 가수활동을 더 많이 해서 음악활동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이 있는 거 같은데 연기활동은 가수보다는 경험이 적어서 아직 공부할 게 많다. 그래도 데뷔초때보다는 좀, 경험이 많이 쌓였으니 (웃음) 성장한 부분이 많이 있지 않을까요? (웃음)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의 활동에서 배우 비중을 더 높일 계획인지.좋은 작품이 있으면 연기 활동을 많이 할 것 같다. 진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힘들어도 해야죠. (웃음)
윤아는 최근 SM스테이션을 통해 솔로곡 '바람이 불면'을 발표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소녀시대 윤아와 배우 윤아는 차이가 있나.
아뇨. 별 차이 없는 것 같다. (웃음) 소시 활동 때는 멤버들과 같이 있다 보니까 좀 더 밝고 수다스러워지는 모습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배우일 때는 저 혼자이거나 저랑 스태프분들밖에 없으니까 좀 더 차분하고 조용해지는 느낌이 든다. 떠들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웃음) 일할 때 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 최근 음원 '바람이 불면'을 발매했다. 앞으로도 SM스테이션 등을 통해 음원 발표할 계획이 있나.윤아가 이런 목소리였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제 목표였다. 팬들도 그런 목소리를 좋아해주셔서, 팬들을 위해 낸 의미도 있다.
(기자 : 혹시 기타를 배우고 싶지는 않았나) 예전에는 배우고 싶어서 기타도 샀는데 매일 안 치면 안 되더라. 손톱을 기르면 안 되고, (손에) 굳은살이 배어야 (칠 수 있게) 되더라. 독학하려니 너무 어렵고 레슨 받아볼까 했는데 꾸준하지 않으면 소용없었다. 또 기회가 되면 (음원으로) 인사해도 좋을 것 같다.
▶ 10년 동안 늘 바쁘게 달려 왔다. 힘들거나 지친다는 마음이 들거나 슬럼프에 빠진 적은 없나.이 세 작품('THE K2', '공조', '왕사') 하기 전에 공백기 때 조금 그랬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있어서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 뭔가 더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진 느낌이다. 조바심을 덜 내다 보니 불안할 것도 없고 여유가 생긴 것 같고 작품 공부도 많이 해 보게 됐다.
▶ 작품을 마쳤는데 무엇을 할 생각인지.세 작품을 쉬지 않고 달려와서 여행을 가고 싶다. 뭘 배워볼까 하고 계획을 잡아보려고 한다. 제가 배우고 싶은 것들, 언어라든지, 운동이라든지 취미 삼을 수 있는 것들? 그러는 와중에 좋은 작품이 있으면 '작품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기자 : 지금 그럼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를 할 수 있는 건가?) 외국어 중 제일 가능한 건 중국어 같다. 일본어도 활동하면서 배운 게 있지만, 중국어를 제일 많이 배웠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와 회사에서 배웠고, 중국 작품을 하면서 공부가 된 게 있어서 셋 중에서는 (중국어를) 제일 잘하는 것 같다. (웃음)
▶ 오랜만에 단발로 변신했다. 머리는 왜 자르게 되었는지.
너무 상해서 잘랐다. 안 상한 부분까지 확 잘라서 건강하게 길러야겠다는 생각에. 그래서 활동 끝날 때까지만 기다렸다. 긴머리를 오래 해서 지루할 법도 해서 한 번 잘라봤다. 머리가 금방 손상되는 편인데 염색도 계속 하게 되고, 사극할 때는 검은 머리를 (유지)하려고 조금만 갈색빛이 돈다 싶으면 또 염색하고 그랬다. (모발의) 90%는 도저히 그 상태로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발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웃음) 아, 이 머리로 로코해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 4번 나왔다. (웃음)
▶ 이번 인터뷰 자리는 본인의 강력한 요청으로 마련된 거라고 알고 있다. 혹시 인터뷰 중에 이건 꼭 말하고 싶었다 싶은 게 있나.아, 이런 거 집에 가면 꼭 생각이 난다. 어떡하지. 진짜 말하고 싶은데… 분명히 후회되는데, 진짜. (웃음)
(기자 : 평소에 본인 기사도 챙겨보는 편인가) 네, 기사 꼼꼼히 본다. 다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본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