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47)씨는 지난달 10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OO저축은행' 상담원이라 밝히며 저금리 서민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에 솔깃한 A씨는 "대출이 4,50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말에 넘어가버렸다. "대출 승인을 위해서는 대출금의 1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입금해야 한다. 알려주는 계좌(대포통장)로 입금하면 확인 후 대출금 전액과 수수료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A씨가 3회에 걸쳐 해당 계좌로 1,350만원을 입금하자. 사기범은 잠적했다.
#2. B(59)씨는 지난달 3일 'OO캐피탈'로부터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기존 대출금을 일부 갚은 후 대출기록을 삭제해야 신용도가 올라가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알려준 계좌(대포통장)로 2,500만원을 입금했더니 연락은 두절됐다.
#3. C(59)씨는 지난 6월 '△△공사'라는 전화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새정부가 들어서 2% 낮은 금리로 8,000만원을 대출할 수 있다"고 해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단, "대출 진행을 위해서는 고금리 대출이력이 필요하다"며 먼저 카드론을 받아 즉시 상환할 것을 제안했다. C씨가 카드론을 받고 대포통장에 6,000만원을 이체했더니 사기였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같은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와 금융감독원(원장 최흥식)은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문자메시지'를 일제히 발송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특히 서민들이 자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추석 명절연휴에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방통위와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추석명절이 다가오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문자메시지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외 이통3사를 통해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 동안 발송되며, 알뜰통신사 9월분 요금고지서(우편,이메일)로 피해예방 정보도 안내될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상대방의 제안은 4가지 유형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대출을 해줄테니 보증료, 전산 작업비, 대출 진행비 등 수수료를 내야한다" ▲"편법으로 거래실적을 올려 신용등급을 상승시켜주겠다"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기존 대출금을 햇살론 등 저금리의 정부지원 자금으로 대환해줄테니 지정해주는 계좌로 입금해라"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고금리 대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등도 의심 사례로 꼽혔다.
따라서 금감원은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끊으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지원 대출상품의 경우 "반드시 금융회사 영업점 창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피해를 입었다면 경찰서(☎112)나 해당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