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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프로스포츠 최초 여성 감독 대결, 이도희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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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천안∙넵스컵 2연승으로 준결승 진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맞대결이었던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경기는 이도희 감독(오른쪽)의 현대건설이 승리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의 맞대결. 그 첫 번째 승자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다.

15일 충남 천안의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이날 경기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바로 프로배구 V-리그는 물론,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에 이어 현대건설이 이도희 감독을 선임하며 사상 처음으로 복수의 여성 감독이 활약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2017 천안∙넵스컵에서 역사적인 첫 대결이 성사됐다.

경기 전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도희 감독의 등장에) 더 자극이 된다”면서 “조금 더 치열하게 해야 하니까 경쟁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결과가 더 좋았으면 한다”고 활짝 웃었다.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에 이어 V-리그 두 번째 여성 감독인 박 감독은 “여성 감독이 이슈가 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며 “여자부가 6팀인데 여성 감독은 두 명뿐이다. 적어도 1/2(3명)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두 감독이 더 잘해야 한다”고 더 특별한 각오를 다졌다.

코트 밖에서는 ‘동지’였지만 ‘코트’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적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그래도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은) 내가 상대해야 하는 5팀 중 하나”라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로 발돋움한 이다영은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 2연승을 이끌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결의에 찬 박미희 감독보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배운다는 입장이라 조금은 더 편안한 모습이었다.

“나는 병아리 감독이라 박미희 감독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환하게 웃은 이도희 감독은 “(흥국생명전이) 두 번째 경기라 오늘도 배운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좋은 경기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그 역시 박미희 감독과 같은 생각이다. V-리그 여자부 6개 팀 가운데 홀로 여성 감독이었던 박미희 감독은 본인이 잘해야 후배들에게 지도자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이도희 감독 역시 “내가 잘해야 후배들에게 길이 열린다. 그런 부담은 있다”고 털어놨다.

이도희 감독은 과거 코치 시절과 비교해 달라진 선수 문화를 직접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여성 감독이라고 배척한다거나 더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는 이 감독은 “예전 코치할 때와 많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이제 선수들이 여성 지도자를 더 잘 받아준다는 생각이다. 더 잘 믿고 따라준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승리를 다짐했던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맞대결은 이도희 감독과 현대건설의 3-0(25-22 29-27 26-24)승리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 캠벨이 21득점했고, 김세영이 블로킹 7개를 포함해 16점으로 보조를 맞췄다. 황연주도 11득점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심슨이 양 팀 최다 25득점, 이한비가 13득점했지만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주포' 이재영과 주전 세터 조송화의 빈자리가 컸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심슨의 활약에도 주전 공격수 이재영과 주전 세터 조송화의 공백이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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