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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유리정원'이 스물둘 BIFF에 건네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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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개막작 '유리정원'의 배우 문근영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의 배우 문근영과 신수원 감독이 영화제의 시작을 열게 된 소감을 밝혔다.

'유리정원'은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 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다.

문근영은 박사과정 연구원생인 과학도 재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문근영은 1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영화제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한 번도 내 작품으로 참석했던 적이 없다. 개막작이 돼 내 작품을 가지고 영화제에 방문해 너무 기쁘다"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기존에 접해볼 수 없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더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많이 역할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에 힘들기 보다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감독님이 캐릭터를 굉장히 시랑해주셔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은 이미 단편 영화들을 비롯해, 영화 '마돈나' 등으로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다소 독특한 캐릭터와 소재로 이뤄져 있지만 신수원 감독은 문근영의 눈동자에 반해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

신 감독은 "문근영을 처음 만났을 때 눈을 보고 반했다. 겉으로 보면 여린 느낌이라 과연 순수하면서도 극단적인 열망과 좌절을 그릴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는데 첫 미팅에서 확신을 갖게 됐다"며 "눈동자로 감정을 연기하기 쉽지 않은데 문근영은 그런 게 타고났다. 촬영할 때 짐승 같은 눈빛을 해달라고 주문도 했었는데 그런 부분을 정말 갖고 있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영화 감독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부산영화제가 처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산영화제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내부 운영 문제를 제기받아 사퇴를 선언했고, 마땅한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보이콧을 선언한 4개 영화인 단체 중 한국프로듀서조합만 보이콧을 철회한 상황이다.

신수원 감독은 "영화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젊은 과학도가 꿈과 희망을 저버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인간이 자연처럼 공존할 수 없을까 그런 질문이기도 하다"며 "몇년 전, 부산영화제도 한 집단의 욕망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고인이 되신 분도 있고, 이 자리에 없는 분도 있다"고 '유리정원'이 가진 주제 의식에 빗대어 부산영화제의 현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일해 온 두 분이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그만두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유리정원'이 지향하는 공존의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이제 스물둘이 된 부산영화제가 생명력을 갖고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성장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유리정원'은 내달 12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부산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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