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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단독개봉' 경쟁 치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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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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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배급사, 저비용·고효율 홍보 전략…멀티플렉스도 콘텐츠 싸움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는 CGV에서 단독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면서 지난 7일 누적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단독개봉 영화로서는 역대 최고의 흥행 실적이다.

이 영화가 확보했던 스크린 수는 400여 개로 같은 시기 2~4위를 차지한 경쟁작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수입사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관계자는 "무리하게 개봉관을 늘리기보다는 단독개봉을 통해 차별화된 홍보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택했다"며 "단독개봉을 하지 않았으면 100만 돌파의 실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극장가에 멀티플렉스 한 곳에서만 독점적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단독개봉'이 늘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의 경우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단독개봉한 작품 수가 총 41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25편)에 비해 64%(16편)나 늘었다.

흥행 실적도 쏠쏠하다.

지난 7월 개봉한 로맨스 영화 '내 사랑'은 여름 블록버스터의 틈새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31만7천85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로맨스 영화로서는 돋보이는 흥행 실적이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일본 애니메이션을 주로 단독 개봉하는 메가박스 역시 올해 들어 단독 개봉한 작품이 총 26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편 늘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수입사나 배급사의 단독개봉 제안이 늘고 있다"며 "일본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재개봉 영화나 다른 장르의 신작 영화의 수요도 증가해 작년보다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단독개봉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단독개봉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로맨스 영화인 '플립'은 CGV에서 단독 개봉한 '내 사랑'과 같은 날 간판을 내걸고 경쟁을 벌여 관객 35만4천601명을 동원하는 실적을 올렸다.

단독개봉은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하기는 힘들지만, 수입·배급사와 극장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펴면서 광고·홍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단독개봉을 하게 되면 극장이 보유한 페이스북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홍보, 스크린 예고편 상영, 극장 내 광고판을 통한 광고 등 각종 홍보·광고에서 유리한 대접을 받게 된다"며 "특히 대작이 아닐 경우 여러 극장을 잡아도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단독개봉이 더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수입·배급사 입장에서 보면 저비용·고효율을 꾀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인 셈이다.

극장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타 멀티플렉스와의 관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멀티플렉스 간 경쟁이 상영관 수와 설비 등 플랫폼에서 콘텐츠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GV 관계자는 "공급 과잉 속에 마케팅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영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작품들을 발굴해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독개봉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킬러의 보디가드'를 비롯해 단독 개봉작들의 성공 사례가 증가하면서 단독개봉을 하려는 수입·배급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독개봉이 멀티플렉스의 힘을 더 키우고 중소 배급사가 설 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단독개봉을 하게 되면 극장과 수입사가 직접 접촉하면 되므로 배급사가 필요 없어지게 된다"며 "'킬러의 보디가드'처럼 블록버스터급의 작품이 단독개봉할 경우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중소 규모 작품은 해당 극장에 들어가기 힘들어진다는 부작용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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