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가운데) 통일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8일 "현시점에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통일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정부 역량을 모으고 있고 기본적으로 외교 협상을 통해 나가는 것은 견지하지만, 대화를 추진하고 북에 얘기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완전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게 해야겠다는 정책 목표 아래 모든 방법을 강구해나간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가깝게는 내일 9·9절(정권수립일) 계기에 또다시 미사일 발사실험이라든가 여러 도발을 당분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계속하는 의도에 대해 "핵무기 개발, 미사일 개발을 완성단계에 완전히 진입하는 데 일단 북한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핵·미사일을 완성단계에 진입한) 그 이후에 협상을 하든 다른 걸 하든지 그런 것을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비교해서 말하기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이 현 정부가 출범했을 때보다 상당히 더 심각하고 어려워졌다"며,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서 북한이 실제로 실감할 수 있는 강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어떻게든 북한이 올바른 협상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제재와 압박을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도출되도록 노력한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면서도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 목표 달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평화적 방법 안에 군사적 노력도 있고, 억지력 강화나 한미동맹 토대로 하는 것도 있다"며, "군사적 노력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는 북한이 진짜 실감하고 힘들어하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 내부가 잘못되길 추구하는게 아니라 북한이 협상에 제대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측면에서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미사일 완성 뒤 협상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에 대해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주한미군 철수나 한반도 무력통일까지 염두에 둔다는 측면부터 북한이 더 이상 생존위협을 덜 느끼고 경제개발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상황까지 폭이 넓은 것 같다"면서 모든 측면을 도외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신(新) 북방정책에 대해선 "당장 북한을 포함한 협력방식으로 서둘러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국면이 전환되면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보수정부의 대북정책을 점검하는 정책점검 TF 활동이 끝나면 외부의 전문가 10명 내외로 정책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연말까지 개선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