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희생부활자'에서 검사 진홍 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과 진홍의 살해당한 어머니 명숙 역을 맡은 김혜숙. (사진='희생부활자' 스틸컷)
익숙함은 더 강렬한 결과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배우 김래원과 김혜숙이 영화 '희생부활자'에서 세 번째 모자(母子) 사이로 만난다. 김래원에게는 드라마 '펀치'에 이어 이번에도 검사 역을 맡아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음을 맞은 사람이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오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검사 진홍(김래원 분)의 어머니 명숙(김혜숙 분)이 강도에 살해당한지 7년 만에 살아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소재 자체가 다루기 어려울 뿐더러, 김래원은 다시 검사 역을 연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부활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
김래원은 7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가 재밌긴 했지만 처음에는 어려웠다. 그런데 한 번 더 보니 도전해보고 싶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또 검사 역할을 맡아서 당연히 걱정스러웠다.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펀치' 속 검사와 달리 '희생부활자'의 진홍은 바르고 정직한 인물이다. 두 작품의 장르도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반복적인 검사 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혜숙에게 '희생부활자'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인간도, 좀비도 아닌 복수를 위해 살아돌아왔다는 설정 자체가 독특하기 때문이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충격적이라 보다가 덮었지만, 결국 결심이 섰다.
김혜숙은 "예고편에 나온 모습을 보고 내 안에 저런 모습이 있다는 생각에 놀랐다. 정말 재미있을까 의문이 있었는데 흐뭇한 심정"이라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고,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충격적이라 읽다가 말았다. 그런데 다시 읽어 보니 이렇게 완벽한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직 한국에는 없었던 것 같더라. 촬영도 정말 재밌었고, 흥미로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래원과 김혜숙의 인연은 누구보다 끈끈하다. 두 사람은 이미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천년의 약속'에서 두 차례 모자(母子)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래원은 "평소에도 김해숙 선배님께 엄마라고 부른다.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엄마 역을 김해숙 선배님이 해주셨으면 했다"고 기쁜 감정을 솔직하게 내비쳤다.
이에 김해숙은 "김래원은 진짜 아들 같다. 10년을 알고 지냈는데 연락을 하지 않아도 마음 속에 있고, 사랑의 깊이가 그대로다. 배우 입장에서는 이렇게 세 번이나 모자(母子) 사이로 만나는 게 괜찮을까 했는데 김래원이 좋아해서 나도 기뻤다. 아들 하나는 잘 뒀다"고 화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곽경택 감독이 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