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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사장 "KBS 공정성·신뢰도 하락? 절대 동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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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퇴진·이사회 해체 요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어"

6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오태훈 부본부장의 이사회 참석을 막는 KBS 시큐리티와 노조원들이 대치 중인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조인석 KBS 부사장이 현재 3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의 KBS 공정성과 신뢰도가 무너졌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고, '사장 퇴진 및 이사회 해체' 요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KBS이사회는 6일 오후 4시 23분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제881차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 안건은 소수이사(박근혜 정권 당시 야당 추천 인사)들이 올린 '파업 해결 대책 보고 및 방송 정상화 촉구의 건'으로, 조인석-이종옥 부사장을 비롯해 각 본부장들이 출석해 있었다.

이날 회의는 공개와 비공개를 넘나들었다. 방송법에 따라 KBS이사회의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나, 경영진과 다수이사(박근혜 정권 당시 여당 추천 이사) 일부가 솔직한 토론을 할 수 없다거나, 민감한 부분이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해 그렇게 진행됐다.

김서중 이사는 "(KBS 총파업은) KBS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에 호응하는 여론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에 '파업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KBS가 '공중의 신뢰'를 잃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조 부사장은 "KBS 부사장이 아니라 KBS 구성원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우리 KBS가 공영성이 무너졌다, 공정성이 무너졌다, 신뢰도 상당히 하락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김 이사의 의견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공영성과 신뢰도, 공정성을 높이는 것은 저와 간부들을 포함해 (KBS 내) 모든 사람들의 의무다.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고대영 사장-이인호 이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걸고 지난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고대영 사장-이인호 이사장 퇴진 및 이사회 해체'와 '방송 정상화'를 내건 새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는 "집행 간부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고대영 사장은 국회에서 최초로 청문회를 통과해 여야 합의로 선출된 사장"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현재 파업의 추동력이 되고 있는 사내 구성원들의 '경영진 퇴진 요구 여론'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부사장 맡기 불과 한 달 전까지 제작본부장으로서 현장의 바닥민심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며 구성원들 90% 가까이 사장 퇴진을 요구한다고 나온 사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저는 절대 그 수치를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6. 12. KBS 구성원 88% "고대영 현 사장 사퇴해야")

또한 조 부사장은 "지난 3일 북한 1차 핵실험했을 때 이건 비상사태라고 생각했다. 부사장으로서, 선배로서 제가 지휘하고 있는 아나운서실, 제작센터 등 팀장들에게 (복귀) 호소문을 돌렸다. 이해하고 다시 제작업무에 복귀한 사람도 있다. 노사 떠나서 공영방송 임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경영진이) 수수방관하고 있지는 않다"고 항변했다.

◇ "외부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고집, KBS 사태의 원인"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두 공영방송 KBS-MBC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수많은 통계와 사례, 증언들로 확인된다.

지난 6월 리서치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KBS와 MBC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충실했다'는 답은 21%에 불과했다. 충실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4%로 압도적이었다. 이 중 매우 충실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54%였다.

같은 조사에서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 및 이사진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도 '공영방송 위상 회복을 위해 퇴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67%로 임기 보장을 원하는 응답 18%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인석 KBS 부사장이 6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KBS 공정성과 신뢰도가 무너졌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김수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11월 언론노조-공공미디어연구소가 발표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공영방송 보도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3.5%가 불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보도 불만족 원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언론 통제'(40.3%)와 '공영방송사 이사·사장·국장 등 고위 간부'(22.9%)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KBS '뉴스9'(13.4%)는 JTBC '뉴스룸'(17.5%)에 밀려 2위를 기록했고,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물었을 때에도 KBS(26.6%)는 JTBC(34.4%)에 이어 2위였다.

한국언론학회 소속 방송 분야 학자 452명이 응답한 미디어미래연구소의 '2016 미디어 어워드'에서 KBS는 신뢰성-공정성-유용성 세 분야에서 상위 8대 미디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BS가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매년 발행하는 '2016년 KBS 경영평가보고서'조차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매체이면서 신뢰성과 공정성이 하락하는 매체라는 평가"라고 밝혔고, "(국정농단 사태 때) KBS가 국민의 알권리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정권의 뜻에 따른 경영진에 의해 두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보여준 영화 '공범자들'은 꾸준한 입소문과 호평 속에 5일 기준 21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 KBS이사회 이인호 이사장, 조우석 이사,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 이사 등 4인 이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민 청원에는 약 한 달 간 10만 4004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조 부사장의 발언은 사내 여론조사뿐 아니라 외부의 각종 지표와 통계를 무시한 것이어서 이사들에게도 지적을 받았다.

권태선 이사는 "외부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그 고집이 오늘날 KBS 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서중 이사는 "바닥민심을 알고 있다고 하는데 부사장의 현실 경험만 믿고 (지금 상황을) 믿고 가야 되는 건가. (공정성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자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 출석이 예정돼 있었던 고대영 사장은 뜬금없이 강원도 평창 출장을 택해 비판받았다. 이인호 이사장은 "사장이 사전통보 없이 이사회에 불참한 데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명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고 사장에게 퇴진 관련 입장을 들으러 평창에 간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 대신 오태훈 부본부장이 이사회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KBS 시큐리티가 통행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4시로 예정된 이사회가 20분 넘게 지체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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