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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성훈, 오늘은 박용택' LG 베테랑 슈퍼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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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들이 있어 다행이야' LG 박용택과 정성훈이 6일 KIA와 홈 경기에서 5회말 잇따라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양상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LG)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KIA의 시즌 15차전이 열린 6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팀의 고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심 타자 역할을 맡고 있는 박용택(38)과 정성훈(37)이었다.

정성훈은 전날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8회 1사 만루에서 천금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KIA 마무리 김세현의 낮게 잘 꺾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군 기술적인 타격이 돋보였다. 베테랑의 경륜이 묻어난 장면이었다. 연장 10회말 김재율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할 수 있던 발판이 됐다.

양 감독은 "정성훈은 더 많은 타점을 올려줘야 한다"면서 "그것이 박용택과 함께 베테랑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훈은 올해 타율 3할1푼9리에 6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64타점에 못 미치는 수치. 박용택은 타율 5위(3할4푼8리) 출루율 2위(4할3푼3리) 11홈런 72타점을 기록 중이다.

두 고참은 현재 LG가 처한 상황상 어깨가 무겁다. 가뜩이나 팀 타선이 침체된 가운데 외인 제임스 로니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남은 시즌과 만약 진출한다면 가을야구를 국내 타자만으로 치러야 한다. 세대 교체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팀의 젊은 타자들을 이끌어야 할 둘이다.

일례로 양 감독은 양석환(26)을 들었다. 양석환은 전날 2회 선제 홈런을 뽑아냈지만 3-3 동점이 된 8회 1사 1, 2루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외야 뜬공이면 역전 점수를 낼 수 있었지만 짧았다. 양 감독은 "분위기상 거기서 역전 점수를 내야 진짜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우리 타자들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도 거기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역사적인 순간' LG 박용택이 6일 KIA와 홈 경기에서 2회 1타점 적시타로 역대 KBO 최초 6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하고 있다.(잠실=LG)

 

과연 베테랑들은 기대에 부응했다. 어제가 정성훈이었다면 오늘은 박용택이었다. '용암택'이라는 별명처럼 뜨거운 타격으로 KBO 새 역사를 썼고, 노장의 질주 투혼으로 정성훈의 안타까지 만들어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용택은 유강남의 선제 솔로포로 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값진 적시타를 때려냈다. KIA 좌완 선발 심동섭의 3구째를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보내 1회 삼진을 설욕했다. 2-0으로 점수를 벌리며 초반 기선 제압을 이끈 안타였다.

특히 이 안타로 박용택은 KBO 역대 최초의 6년 연속 15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2012년 152개를 시작으로 156-159-159-176으로 안타 수를 해매다 늘려왔다. LG가 22경기를 남긴 가운데 올해도 170안타 이상이 기대된다.

박용택은 또 통산 2200안타 고지도 밟았다. 역대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 양준혁(은퇴 · 2318개)도 내년이면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함으로 안타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박용택이다.

5회 박용택은 LG 타선을 완전히 일깨웠다. 선두 타자로 나와 KIA 바뀐 투수 박진태에게 우전 안타를 뽑아낸 박용택은 동료의 안타까지 만들어줬다.

'용택이 형, 고마워요' LG 정성훈이 6일 KIA와 홈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잠실=LG)

 

박용택은 후속 정성훈 타석 때 2루를 향해 뛰었고, 이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2루수 안치홍의 뒤쪽으로 타구가 교묘하게 빠졌다. 정상적이었다면 병살이 될 타구가 안타로 둔갑해 무사 1, 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물론 작전에 의한 것이었지만 박용택의 열정적인 질주가 안치홍의 역동작을 만들어낸 셈이다.

LG는 양석환이 또 짧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 주자가 움직이지 못했지만 이후 운이 따랐다. 후속 채은성의 하프 스윙에 맞은 느린 타구가 투수와 1루수 사이로 향했고, 박진태가 잡았으나 1루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가 됐다. 그 사이 박용택이 홈을 밟았다. 기세가 오른 LG는 강승호의 적시타, 유강남의 안타, 손주인의 땅볼로 2점을 추가해 5-0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두 베테랑은 6회 쐐기점도 합작했다. 1사에서 박용택이 볼넷을 골라냈고, 정성훈이 안타로 1, 2루 득점권을 만들었다. 상대 투수 한승혁의 폭투로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양석환이 이번에는 좌익수 희생타로 박용택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선발 헨리 소사의 9이닝 5탈삼진 8피안타 1볼넷 완봉 역투까지 더해 6-0 완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LG는 이날 kt와 수원 원정에서 4-5로 진 5위 넥센과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넥센은 이날 롯데와 홈 경기가 비로 취소된 SK에 공동 5위를 허용했다. 연이틀 베테랑이 끌고, 후배들이 받치는 이상적인 승리로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간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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