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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만 출연? NO! 할 말 하는 여성예능 프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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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사이다' '바디 액츄얼리' '까칠남녀' 인기

- 2016년 남성위주 예능프로그램 8배 더 많아
- 약자인 여성을 공격하면서 낄낄? 웃음조장 패턴 문제있어
- 페미니즘 영향 ‘신 여성예능 시대’ 개막
- 출연자 각각 할 말 다하는 신선한 구성 돋보여
- 출연자 SNS 계정 폐쇄 등 아직은 과도기
- 여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털어 낼 기회줄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09월 05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재열 기자 (시사IN 편집기획팀장)

◇ 정관용> 키워드를 하나 골라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키워드로 읽는 세상입니다. 시사인의 편집기획팀장 고재열 기자, 어서 오세요.

◆ 고재열>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골라오신 키워드는?

◆ 고재열> 여성 예능으로 잡아봤습니다.

◇ 정관용> 여성 예능? 여성들이 주로 끌어가는 예능프로그램. 요즘 붐이에요?

◆ 고재열> 아주 대단한 붐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 예능 전성시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성 예능 당당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의미 있는 족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어떤 것들입니까?

◆ 고재열> 가장 많이 회자되는 프로그램이 온스타일의 뜨거운 사이다라는 프로그램이고요. 그리고 여성 건강 리얼리티쇼를 표방하는 온스타일의 바디 액추얼리가 있고 또 EBS의 젠더토크쇼 까칠남녀들이 요즘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까칠남녀 방송 캡처)

 

◇ 정관용> 예전에는 여성 예능프로그램이 별로 없었어요?

◆ 고재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고요. 좀 부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나 김혜수의 플러스 유, 이런 당시 여성 전문직이 늘던 시기인데 여성 전문 MC가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2000년대 초반에는 KBS2TV의 여걸파이브나 여걸식스. 또 MBC케이블의 무한걸스 이런 본격적으로 여성 예능이 태동하던 그런 시기였고요. 그리고 2010년대 전후로는 KBS 2TV의 언니들의 슬램덩크 이게 시즌1에서 시즌2까지 방영됐는데 이거랑 비디오스타까지 여기서 걸크러시라고 여성의 어떤 롤모델이 되는 센 언니들이 등장하는 여성 예능이 본격적으로 선보였고 지금 언급되는 뜨거운 사이다나 까칠남녀 이 시기는 본격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할 말을 하는 여성 예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1990년대부터 프로그램 이름을 여러 개 쭉 말씀해 주셨는데 장수 프로그램은 없네요.

◆ 고재열> 그렇죠. 남성 예능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런닝맨 이런 프로그램들은 10년 안팎의 장수 프로그램인데 그런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그래서 방송계에서는 여성 예능 잔혹사라고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워낙 방영되는 기간이 짧아서요. 최근에 5월에 KBS TV 하숙집 딸들이란 또 여성 토크쇼가 종영되기도 했는데 이런 여성 예능은 남성 예능하고 비교해서 몇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어떤 특징이요?

◆ 고재열> 일단은 아류가 좀 많았습니다.

◇ 정관용> 아류.

◆ 고재열> 무한도전의 아류라고 할 수 있는 무한걸스가 있었고 또 라디오스타라는 예능프로그램의 아류 격인 비디오스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걸그룹의 반짝 인기에 기대는 프로그램 청춘불패가 대표적인데 또 여성 연예인의 성장기를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SBS 영웅호걸도 좀 걸그룹 인기에 편승하는 그런 느낌이었고요. 또 제작진 스스로 2부리그의 느낌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예능프로그램 제작했던 PD가 한 말인데 출연진들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원치 않는 이유로 방송을 쉬었던 분들 그리고 나갈 기회가 없어 끼를 보여줄 기회가 없는 분들이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송 이렇게 약간은 낮춰서 표현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이제 여성 예능들이 1부리그로 승격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한마디로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은 주로 남성 위주다 이거군요.

◆ 고재열> 통계로 증명이 됩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7월에 방송된 33편의 예능프로그램을 한번 보니까 출연자 성비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전체 출연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한 38% 정도 되고 남성이 61%였고요. 중요한 거는 주 진행자인데 여기 성비는 여성은 22%밖에 안 되고 남성이 77%였습니다.

◇ 정관용> 주 진행자는 더 남성 위주다.

◆ 고재열> 그렇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YWC에서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연령도 남성은 30대 그리고 40대인데 여성은 대부분 20대고 30대가 좀 있어서 조금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7년 전체적으로 보면 남성 예능이, 남성 중심 예능이 여성 중심 예능보다 프로그램에서 한 8배 정도 많고요.

◇ 정관용> 8배?

◆ 고재열> 그래서 현실 속 여성의 모습보다 브라운관 안에서 여성이 과소재현되고 있다,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런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현재까지 왜 그럴까요.

◆ 고재열> 무엇에 대해서 웃게 하느냐 이 부분이 권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남성 중심 사회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런 남성 중심 예능인 것 같은데요. 군대에 다녀온 남성들은 알 텐데 병장개그라는 게 있습니다. 남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 약점을 지적하면서 웃기는 거거든요. 이것은 주류 남성이 비주류 여성을 웃음의 대상으로 삼는 어떤 우리의 예능프로그램의 일반적인 패턴을 보여주는데 남성 위주 패널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 게스트를 불러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히히덕거리게 되는 게 이게 어떤 기본 패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기존 예능프로그램은 약자인 여성한테 공격적인 그런 특성을 가졌다? 그걸로 낄낄대고 웃는다.

◆ 고재열> 이를테면 개그콘서트의 코너에도 그런 게 있습니다. 못생긴 여성이나 뚱뚱한 여성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또 예쁜 여성은 허영에 들떠 있다,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게 있고요. 물론 전반적으로 개그콘서트 코너들이 강자에 대한 풍자보다는 약자 패러디가 많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런 외모에 대해서 비하적이고 그런데 예쁘고 날씬한 여성에게는 반대의 태도를 전반적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사진= 뜨거운사이다 홈페이지 캡쳐)

 


◇ 정관용> 반대로 어떻게요?

◆ 고재열> 일종의 방송에서 나타나는 여신 숭배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성의 어떤 외모를 지극히 신격화하면서 우러러보는. 그러면 그런 외모를 가지지 못한 여성들이 많이 박탈감을 가질 텐데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예쁜 여성을 우러러보는 그런 걸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남자들을 두고는 외모에 따라서 그렇게 딱 갈라지지는 않는데 여자들은 그냥 외모 위주로 딱 갈라쳐 버리더라.

◆ 고재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것 자체가 사실 성차별적인 거죠. 여성계들의 반응은 어때요?

◆ 고재열> 한국양성평등진흥원에서 아까 언급했던 기관인데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보니까 아주 33편에서 32건의 성차별 프로그램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 정관용> 거의 대부분 하나씩.

◆ 고재열> 그래서 여성이 술취한 모습으로 춤을 추고 노래할 때 남성이 뱃살을 만지면서 뚱뚱한 몸을 좀 비하하는 그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그리고 남성 출연자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는 얘기를 하니까 의외로 여성성을 보여준다.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것은 여성의 일이다라고 전제해 버리는 것인데 그렇게 하거나 또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나이트클럽에 놀러온 여성이 평범해 보였던 남성에 무심하다가 재력가 이미지를 풍기자 갑자기 관심을 보이면서 어떤 그런 의존성, 허영성을 강조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성차별적인 내용이 다소 많았다고 합니다.

◇ 정관용> 아까 그런 표현 쓰셨죠? 무엇에 대해서 웃게 하느냐가 권력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 사회이다. 그러니까 남성 위주의 예능프로그램이 사실은 더 웃기다. 이런 거 아니에요? 현재 우리가?

◆ 고재열> 그렇죠. 남성들이 출연한 예능이 익숙하고 더 웃겨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 보니까 계속 진행, 제작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반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또 제작하는 사람들은 이런 속성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여성들이 있는 모임은 조화를 만들어내는 속성이 있는 반면에.

◇ 정관용> 조화.

◆ 고재열> 남성들이 모인 모임은 서열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서열을 정리하느라고 갈등이 빚어지거나 그래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런데 조화를 빚어내는 모습보다는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기 쉬워서 남성 예능인들이 유리한 지점이 있다 이런 얘기를 하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런 분석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요.

◆ 고재열> 그런데 남성 위주에 살다 보니까 남성은 무슨 말이든 막 할 수가 있고 그게 그렇게 흠이 되지 않는데 그래서 재미의 요소가 되기는 하는데 여성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런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나중에 역풍을 만나게 돼서 왜 여자가 그런 식으로 말하느냐 그런 식으로 시비가 걸리기 때문에 말을 할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되고 그러면 어떤 자연스러운 웃음의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막 던져야 되고 그런 사람들의 불협화음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런 것을 했다가는 나중에 욕을 먹으니까 조심하게 되고 그러면 웃음의 포인트를 잃는다는 얘기인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남성 위주라고 하는 그 구조가 바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남녀 연예인들의 멘트 하나를 규정하더라.

◆ 고재열> 그렇습니다. 그래서 말을 던지기 전에 일종에 사전검열을 해야 돼서.

◇ 정관용> 여자들이 특히.

◆ 고재열> 그래서 그냥 웃기기도 힘든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면 그런 웃음포인트를 찾기 힘들다라는 얘기고요. 또 방송의 권력구조 자체도 여성들의 운신의 폭을 좁게 한다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방송국 내부의 권력구조? 어떤 거죠?

◆ 고재열> 일단은 방송국에 기본적으로 PD들은 주로 연출자는 남성이 하고 있고 여성들은 작가를 하고 있는 어떤 그런 계급구조가 고착돼 있고.

◇ 정관용> 요즘은 여성 PD들도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은 몇 년 안 됐으니까.

◆ 고재열> 여성 예능프로그램들이 주로 여성 PD들이 만들고 있고요. 그러면서 좀 더 많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좀 절대적인 것 같고 특히 프로그램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방송사 간부들은 또 대부분 남자라는 것. 거기다가 나중에 어떤 방송에 대해서 심의하게 되는 방송국 내부의 심의위원 또 외부의 방송통신심의위원이나 그런 사람들도 또 전부 남자라는 것.

◇ 정관용> 그렇군요. 상황이 이 정도면 여성 예능인들은 정말 설 자리가 거의 없었다. 제자리 찾기 어렵다 이런 거였었군요.

◆ 고재열> 그래서 대부분 가장 호소하는 내용이 설 자리가 없다라는 내용이고요. 그래서 스스로 설 자리를 찾기도 했습니다. 바로 팟캐스트인데 팟캐스트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스스로 영역을 개발했습니다. 송은이 씨 그리고 김숙 씨가 같이 진행하는 비밀보자 이게 대표적인데요. 보니까 처음에 표방했던 게 애하고 시어머니가 없어서 방송 못 하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스스로 만들었다 얘기를 했는데.

◇ 정관용>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고재열> 아마 본인 나이 정도 되는 중년의 여성 연예인들이 나와서 애 얘기를 하거나 시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어떤 발언권을 주는데 본인들은 결혼 안 한 상태여서 그런 발언권도 없어서 낄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본인들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애 이야기 안 하고 시어머니 얘기 안 해도 다른 할 얘기만 갖고도 프로그램이 된다. 그래요. 참 이렇게 그동안 여성 예능이 그만큼 소수였고 위축돼 있었다는 것 새삼 깨달았는데 그런데 이런 어려운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이런 거죠.

◆ 고재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여성 예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사인 고재열 편집기획팀장 (사진=시사자키)

 


◆ 고재열> 그래서 아까 제가 아주 대단한 붐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전성시대가 아니더라도 당당시대가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말씀드렸는데 최근의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이 여성들의 필요에 의해서 대두되고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곳을 찾으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주는 프로그램에 여성들 스스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2015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SNS에 있었는데 그런 영향도 있고 또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어떤 결정적 계기가 돼서 우리 사회의 어떤 여성 혐오가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할 말은 하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그러면 할 말을 하더라도 나를 욕할 사람도 있겠지만 들어주기도 하겠구나. 여성 예능 출연자들도 자신 있게 발언을 하게 되면서 어떤 시너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또 페미니즘 전문가 초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최근 몇 년 사이에 페미니즘 운동이 변화해서 점점 대중화돼 가고 소수 지식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점점 대중화되고 또 문화 곳곳으로 영향을 미치고 이런 특징들에 반응을 했겠군요.

◆ 고재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발언하는 사람들은 각오를 아직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직도 해야 되는.

◆ 고재열> 뜨거운 사이다에 출연하는 여성 변호사가 있는데 이 프로그램 출연하면서 본인 SNS 계정을 닫았다고 그래요. 내가 여기서 얘기를 하면 내 계정으로 사람들이 어떤 그런 악플 같은 걸 달 텐데 나는 개의치 않고 방송을 하겠다 해서 닫고도 해버렸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어려움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뜨거운 사이다 같은 건 어떤 주제를 다루나요?

◆ 고재열> 이 프로그램 모토가 할 말이 많으면 하는 게 당연하지 그런 내용인데 어떻게 보면 여성들에게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꺼내는데요. 첫 회에서는 여성 예능이면서 여성 예능 부재현상을 다루기도 했고.

◇ 정관용> 오늘 우리가 얘기한 것.

◆ 고재열> 그리고 2회에서 김기덕 감독의 여배우 폭행사건이나 몰카범죄를 다뤘고 또 3회에서는 여성 혐오 범죄를 그리고 불운한 당신이라는 성소수자 대상의 어떤 영화가 있는데 이 감독을 초대해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예능프로그램에서 진화 모형을 좀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떤 면에서요?

◆ 고재열> 이전의 여성 예능에서는 외모가 출중한 남자 연예인을 불러서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을 만들어서 그 모습을 즐기는 포맷을 만들었는데.

◇ 정관용> 그런 게 눈에 익었죠.

◆ 고재열> 이런 것을 하지 않고 또 여자들의 기싸움을 보여주면서 여자의 적은 여자다 이런 거를 확인시켜준 그런 포맷 같은 것도 하지 않고 이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발언권을 가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상당히 좀 인상적이었습니다.

◇ 정관용> 이런 여성 예능들이 방송의 성평등에 기여하는 면도 클 것 같네요.

◆ 고재열>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프로그램 중에 EBS 젠더토크쇼 까칠남녀 보면 브래지어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남성 출연자들은 브래지어를 착용하게 하고 그리고 여성들은 반대로 착용하지 않게 한 다음에 방송에 임하게 했다고 합니다.

◇ 정관용> 남성들한테 브래지어를 채운다고요.

◆ 고재열> 그래서 이거를 찬다라는 게 도대체 얼마큼 불편하고 그런 일인지를 체험하게 하면서 여성에 공감하게 만들었는데요. 이 여성 예능들 요즘 특징은 패널들의 연령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30대 후반으로 가고 있고 또 외모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까 제가 언급했듯이 걸그룹 출신의 여성들 불러서 예쁜 연예인들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그냥 편안한 외모의 사람들도 자신의 발언을 할 수 있게. 그래서 여성 예능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치는 데도 기여하는 데 역할을 좀 하고 있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까 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연구 결과, 조사 결과 쭉 말씀해 주셨는데 예능프로그램 아닌 다른 방송프로그램, 드라마나 이런 데서도 사실은 여성 차별적인 것들이 꽤 있거든요. 차제에 예능뿐만 아니라 그런 영역으로까지 성평등이 방송에 관철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고재열> 감사합니다.

◇ 정관용>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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