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서의 첫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는 이근호. (박종민 기자)
"좋은 기억들이 많네요."
이근호(강원)에게 우즈베키스탄은 좋은 기억이 가득한 상대다. 2008년 10월 친선경기(3-0 승)에서 두 골을 몰아쳤고, 2007년 8월에는 올림픽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골맛을 봤다. 또 2012년 울산 소속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 준결승에서 분요드코르를 격파하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말 그대로 우즈베키스탄 킬러다.
이근호는 2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 앞서 "돌이켜보면 우즈베키스탄전은 항상 좋았던 것 같다. 좋은 기억들이 많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이 도와줬다고 해야 할까.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근호가 바라보는 우즈베키스탄은 어떤 팀일까.
이근호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근호는 "확실히 예전보다 강해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조금 온순한 느낌을 받는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이란보다는 거친 면은 더 없었던 같은 인상이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호의 말대로 한국 축구는 우즈베키스탄에 강했다. 14번을 만나 10승3무1패를 기록 중이다. 첫 만남이었던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 0-1 패배 이후 13경기 무패 행진이다.
2골을 기록한 이근호를 비롯해 최다 4골을 넣은 이동국(전북), 3골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2골의 손흥민(토트넘)도 우즈베키스탄에 강했다.
이근호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조심해야 할 것은 예전의 것들을 의식하다보면 한 방 맞을 수도 있다. 너무 자신하기보다 어떤 점이 좋았는지 알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5일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한국 축구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기면 월드컵으로 직행하지만, 비기거나 지면 시리아-이란전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 자칫 패할 경우에는 조 4위 탈락이 확정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한다.
베테랑 이근호가 강조한 것은 정신력이었다. '정신력 외의 것'을 물었지만, 답은 정신력이었다.
이근호는 "단순하게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도 한 경기로 인해 월드컵을 가느냐 마느냐 하고 있다"면서 "누가 조금 더 준비를 잘 하는가, 또 조금의 실수가 이번 경기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