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신태용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항상 카운터어택을 조심하면서 운영했습니다."
이번에도 이란을 이기지 못했다. 0-0 무승부로 이란전 4연패를 끊었지만, 11-10 수적 우위를 점하고 싸웠던 이란전이었기에 아쉬움은 남았다. 무엇보다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어주면서 딱 1골만 넣어도 월드컵으로 갈 수 있었기에 더 아쉬움은 컸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이란전을 0-0으로 마친 뒤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절대 실점하지 않고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면서 "골을 넣지 못해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에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은 8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단 하나도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이란의 수비가 워낙 강했고, 이란 특유의 역습을 신경 쓰느라 공격도 제대로 전개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도 "이란이 워낙 신체조건도 좋고, 공을 여우 같이 차는 선수가 많아서 힘들 거라 생각했다"면서 "이란은 앞에서 공격수들이 많이 뛰며 부수는 스타일이다. 역습에 당할까봐 공격을 나가기보다는 항상 카운터어택을 조심하면서 운영했다. 자칫 힘들어질 수 있기에 원하는 공격을 조금 자제하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후반 7분 이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교체 카드를 다소 늦게 사용했다. 후반 28분 김신욱(전북), 후반 39분 김주영(허베이), 후반 44분 이동국(전북)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교체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교체가 늦었던 것에 대해 스스로 탓하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은 "사실 교체를 하면서 분위기 반전, 그리고 골을 가져오려 했다. 결과적으로 교체 멤버들이 자기 역할을 못했다. 김신욱은 수적 우위가 있어 세컨드 볼을 따려고 했는데 이란이 4-4-1로 잘 버텼다. 김민재는 (이란 퇴장 과정에서) 충돌 후 어지럽다고 해 교체했다"면서 "단 1분을 뛰더라도 이동국의 결정력을 믿었다. 사실 이동국이 늦게 들어갔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그 전까지 잘 해준 선수들이 있기에 그 선수들이 골을 넣었으면 하는 마음에 늦게 투입했다"고 말했다.
결국 A조에서 1장 남은 러시아 월드컵 티켓의 향방은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여전히 한국이 유리한 입장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이기면 자력으로 러시아로 향한다. 다만 비길 경우에는 시리아-이란전 결과도 봐야 한다.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면 승점 15점 동률이 되고, 골득실에서 오히려 한국에 앞서 2위 자리를 꿰찬다.
신태용 감독도 필승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 감독은 "오늘 경기는 무조건 이기기 위해 나갔다. 오늘 이기면서 모든 걸 마무리하려고 선수들과 준비했다. 그렇지만 운이 안 따랐다"면서 "우즈베키스탄전도 마찬가지다. 이기기 위해서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