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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총파업 93.2% 찬성률로 가결…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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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MBC본부 "MBC 재건에 대한 구성원들의 절박함 확인"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MBC 보도국 기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제작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공영방송 KBS-MBC의 동시 파업이 이루어질까. MBC 내부에서도 총파업 투표가 93.2%라는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및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 쟁의행위 확대'를 걸고 지난 24일부터 오늘까지 진행한 총파업 투표 결과, 93.2%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투표 참여인원 1682명 중 1568명이 찬성해 투표인원 대비 찬성률은 93.2%(총원 대비 찬성률 89.2%)였고 114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총 재적인원 1758명 중 1682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5.68%였다.

MBC본부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 투표 찬성률은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후 최고치다. 김재철 사장 당시인 지난 2010년(72.7%), 2011년(71.2%)과 안광한 사장 당시인 지난해(85.42%)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MBC본부는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과 찬성률을 보여준 조합원들의 의지를 무겁게 받들겠다. 그만큼 MBC 재건에 대한 구성원들의 절박함이 큰 현실을 확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은 일찌감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발표했고, 일부 간부들은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투표율과 찬성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MBC본부는 "이번 총파업에 송출 등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고 예외 없이 전 조합원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방송 파행은 제작 종사자들에게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번 파업은 전례 없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MBC본부는 조만간 총파업 돌입 시점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한 내일(30일) 오전 11시 40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로비에서 투·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유배지 폐쇄 선언' 집회를 연다.

서울 여의도와 구로구, 경인지사(인천·수원), 등 외곽 유배지로 부당전보된 MBC본부 노조원 30여 명이 업무거부를 선언하며 처음으로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관객 15만을 돌파한 영화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 해직PD 등 MBC 해직 노조원도 참석한다.

이번 총파업 투표는 서울을 포함해 전국 18개 지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6일 간 오프라인과 모바일 투표를 병행해 실시됐다.

한편, MBC는 총파업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번 파업은 정치권력의 부추김에 고무된 거대 언론노조 MBC본부가 정치권력과 손을 잡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며 업무현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MBC 입장 전문.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9월부터 전면 파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이번 파업에는 방송과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인력까지 모두 동참시켜 정파를 시킬 수도 있고, 나아가 회사 업무 전체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이번 파업은 사실상 정치권력이 주도하는 파업입니다. 이는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구성하겠다는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MBC를 정치권력에 굴종시키고 예속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이번 파업은 정치권력의 부추김에 고무된 거대 언론노조 MBC 본부가 정치권력과 손을 잡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행위에 불과합니다.

정치권력에 발맞춘 언론노조 MBC본부의 횡포에 눈치를 보고 굴복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그야말로 정치권력에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헌납하는 정치적 행위에 우리 사원들이 동참하는 것입니다. 비참과 비극으로 남을 것입니다.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의도대로 대규모 파업으로 ‘정파와 마비’가 현실로 되면 그나마 마지막 남은 MBC의 경쟁력마저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이 추락할 것입니다. ‘파업을 해도 설마 MBC가 망하겠어? 회사는 다시 살아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낭만적’인 망상에 불과합니다. 이번 파업으로 MBC의 미래는 영원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정치권력과 언론노조가 법과 절차에 의해 선임된 경영진을 파업으로 끌어내리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성공할 리도 없지만 그 자체로서 MBC의 불행한 역사의 반복입니다. 우리를 공멸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공멸로 끝나버릴 파업이 아닙니다. MBC를 정치권력의 고리에서 끊어내고 경쟁력 있는 MBC로 재건하는 일입니다. MBC 직원들이 정년까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살아 갈 수 있는 소중한 일터를 지켜내고 만드는 일입니다.

언론노조 MBC본부에게도 호소합니다.

최악의 방송 중단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방송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만은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랍니다. 국민과 시청자와의 약속인 방송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현장을 지켜내 주실 것을 사원 여러분께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2017. 8. 29
㈜ 문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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