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나라빚이 올해보다 39조원 늘어나 700조원을 넘어선다. 하지만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와 재정수지 적자는 각각 39.6%와 1.6%로 올해보다 0.1%p씩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가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8년 예산안'과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670조원에서 내년엔 709조원으로 늘어난다.
이어 2019년 749조원, 2020년 793조원으로 증가한 뒤 문재인정부 임기말인 2021년엔 83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39.7%에서 내년엔 39.6%로 0.1%p 낮춘다는 목표다. 이후에도 2019년 39.9%, 2020년 40.3%, 2021년 40.4% 등 40% 초반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 역시 빨라질 수밖에 없다"며 "확대 재정과 병행해 세수 관리에도 신경을 써서 국가채무비율은 40%를 갓 넘는 수준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올해 28조원에서 내년엔 29조원, 2019년엔 33조원, 2020년 38조원으로 증가한 뒤 2021년엔 44조원으로 앞자릿수를 바꿀 전망이다.
다만 GDP 대비 적자비율은 올해 1.7%에서 내년엔 1.6%로 다소 개선됐다가 2019년엔 1.8%, 2020년 2.0%, 2021년 2.1% 등 2% 안팎에서 운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조세부담률은 올해 추경예산의 19.3%(본예산 18.8%)에서 내년엔 19.6%로 소폭 오른 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19.9%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추경안 기준 25.7%인 국민부담률도 내년엔 26.1%, 2019년 26.2%,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26.4%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재정수입은 올해보다 32조 8천억원 늘어난 447조 1천억원, 재정지출은 28조 4천억원 증가한 429조원으로 각각 7.9%와 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정수입의 경우 2019년엔 471조 4천억원, 2020년 492조원, 2021년엔 513조 5천억원 등 매년 5.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지출은 2019년 453조 3천억원, 2020년 476조 7천억원, 2021년 500조 9천억원 등 매년 5.8%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총지출 연평균 증가율이 5.8%로 경상성장률 평균을 웃도는 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5년간 세수 초과분이 적어도 6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재원 조달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국세수입이 매년 6.8%씩 늘어나 세수 확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세수입은 본예산에 242조 3천억원, 추경안엔 251조 1천억원으로 반영됐다. 내년 국세수입은 본예산 대비 10.7% 늘어난 268조 2천억원으로 책정됐다. 2019년엔 287조 6천억원, 2020년엔 301조원, 2021년엔 3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내년 국세 세입 전망치는 올해 추경안에 비해서도 17조 1천억원, 6.8%나 증가한 규모다. 일반회계는 260조 9천억원으로 추경예산 대비 16조 9천억원(6.9%), 특별회계는 7조 3천억원으로 2천억원(2.8%) 늘어난 수준이다.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73조원으로, 올해 추경예산 대비 3조 4천억원(4.9%) 증가할 전망이다. 법인세는 63조 1천억원으로 추경예산 대비 5조 8천억원(10.2%), 부가가치세도 67조 3천억원으로 추경예산 대비 4조 8천억원(7.7%)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안택순 조세총괄정책관은 "경제성장에 따른 명목소득 증가와 법인실적 개선, 민간소비와 수입액 증가 등이 반영된 수치"라며 "국세수입은 앞으로도 매년 13조~14조원씩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8.2부동산대책 등의 여파로 양도소득세 수입은 올해 추경예산의 12조 1097억원에서 내년엔 10조 3717억원으로 1조 7천억원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당국이 지난 2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 효과는 5년간 23조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세법개정안은 과세표준 연간 3억원 이상을 버는 '슈퍼리치'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2%p 인상하고, 2천억원 이상 버는 '슈퍼대기업'의 법인세율은 25%로 환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또 강도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예산안만 해도 당초 계획인 9조 4천억원보다 2조원가량 많은 11조 5천억원의 양적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내년부터 재정사업 구조개혁을 통한 2단계 '질적 구조조정', 또 2019년부터 재정 민주화와 재정분권 정착 등 3단계 작업을 통해 임기 5년간 62조 7천억원의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세출 구조조정은 내년에 11조 5천억원을 하면 내후년엔 거기에 추가로 플러스되는 적분 개념"이라며 "국정과제 재원 역시 내년에 18조 7천억원을 지출하면 매년 여기에 추가분이 얹어지는 식이어서 178조원 조달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