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과 영천 산란계 농장 등에서 살충제인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가 검출되자, 정부가 해당 지역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섰다.
28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들 산란계 농장의 닭 방사장과 반경 100m 이내 농경지에서는 국내 'POPs 측정망'에서 검출된 최고농도(0.079㎎/㎏)의 약 6~7배 수준까지 DDT가 검출됐다.
경산 농장의 경우 닭 방사장에선 0.163㎎/㎏, 반경 100m 이내 농경지에선 0.046~0.539㎎/㎏의 DDT가 검출됐다. 영천 농장은 닭 방사장에선 0.469㎎/㎏, 인근 농경지에선 0.176~0.465㎎/㎏이 확인됐다.
'POPs'는 자연 환경에서 분해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통해 동식물 체내에 축적된 뒤 면역체계 교란과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불러오는 물질이다.
당국은 다만 이번에 검출된 DDT가 해외기준 가운데 가장 엄격한 캐나다 농경지 기준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농경지의 경우 0.7㎎/㎏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미국과 호주에선 주거지역의 경우 2~700/㎏, 비주거지역은 6.3~4천㎎/㎏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아직 DDT의 토양·지하수 오염기준이 따로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농약 성분에 대한 잔류성유기오염물질 환경기준과 토양·지하수 관리기준 설정 등을 뒤늦게 추진하기로 했다.
일단 9~10월 두 달간 경산과 영천 지역 오염도를 조사한 뒤 결과를 공개하고, 고농도의 농약성분이 발견되면 토양정화나 위해차단 조치를 권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 지하수에 대해서도 음용 금지나 대체 취수원 개발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